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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 뒤에 숨지 마세요
  • 안산신문
  • 승인 2022.05.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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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몇 주가 되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시는지요? 벗으시는지요? 사실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었을 때, 꽤 많은 사람들이 바로 마스크를 벗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왜냐하면 마스크는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마스크 업체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한 마스크라고 광고하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개선되었다고 해도, 마스크의 답답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벗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른 일이 발생했죠.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 겁니다. 처음에는 ‘내가 먼저’ 마스크를 벗기가 부담스러워 눈치를 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저부터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녔으니 말입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마스크를 쓰는 이유를 몇 가지로 분석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라는 것이죠. 잠깐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벗는 것이 더 번거롭다는 겁니다. 그리고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다고 보았습니다. 부차적으로는 마스크가 미세먼지나 황사, 각종 알레르기 및 바이러스를 차단한다는 건강상의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목해서 보았던 또 다른 이유는 ‘익명성’이었습니다. 물론 마스크가 성별이나 인종까지 감출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표정이나 감정을 가리기에는 충분하죠.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면, ‘저 사람이 맞나?’라고 할 정도로 신분을 감출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나’를 완전히 숨길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나’를 가릴 수는 있다는 겁니다. 마스크가 주는 이러한 익명성은 생각보다 편합니다. 왜냐하면 익명성은 우리를 ‘대담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는 차마 할 수 없는 일들을, 마스크를 쓰고는 선뜻 합니다. ‘나인 줄 모를 거야’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가장 쉬운 예로는, 편한 복장에 마스크를 쓰고 분리수거를 하거나 마트에 가는 것이죠. 어느덧 이러한 익명성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마스크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익명성에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마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것이 주로 나쁜 경우에 적용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집 근처 짧은 횡단보도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이 눈에 띕니다. 그 외에도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많아지고,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못했던 분노나 시비도 자연스럽게 벌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마스크를 착용할지’ 여부는, 상황과 여건에 따라서 각자가 선택하면 됩니다. 앞에서 살핀 것처럼 마스크에는 순기능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죄에 편한 마스크’라면 반드시 벗어야 합니다. 그 어떠한 이유로도, 죄와 우리를 가깝게 하는 것은 끊어내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의 삶을 가만히 돌아보면, 참 많은 종류의 ‘죄에 편한 마스크’가 있습니다. 아마 반복되는 죄의 자리에서 나도 모르게 쓰는 그 마스크! 그런 마스크는 벗어던지고, 당당하게 사는 우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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