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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사성과 황희, 청문회에 서면…
  • 안산신문
  • 승인 2022.05.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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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동화작가>

크든 작든 한 단체의 장 자리에 있으면 퇴임과 전보 시 인계인수가 따르게 마련이다. 떠나는 사람은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후임자는 고생 많이 했다며 서로 덕담으로 끝맺음을 한다. 정권을 이양하는 인계인수 자리는 어떠해야 할까?
“국민을 더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고 떠납니다.” “아닙니다. 열심히 하셨습니다. 본받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보다도 더 겸손해야 하고 미안한 마음 가득한 자리가 되어야 한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것을 소위 이 나라를 이끌던 또는 이끌어가야 할 사람들만 외면했다. 서로 원수 대하듯, 으르렁거리며 끝이 나고 말았다. 전 대통령의 퇴임을 며칠 앞두고 쫓기듯 검수완박을 해버리고, 청와대의 비서관은 “문 대통령 퇴임 후에도 정치권에서 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리겠다.”라는 분에 가득한 말을 쏟아놓았다. 동물의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원색적으로 해대는 것을 보면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이런 못난 정치인들 때문에 ‘떠날 때는 말 없이’라는 노래 제목까지 떠오를 정도이다.
새 정권의 여명이 밝았다. 그러나 말이 여명이지 언제 여명이 활짝 펼쳐질지 의심스럽다. 민주당이 172석의 힘을 믿고 딴지를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검수완박의 뒤를 이어 총리 임명 동의안도 어림없다는 식이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합의한 민주당이 이제 와서 언제 그랬느냐는 식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을 또 연출하고 있다. 게다가 지방선거는 대선판처럼 요동칠 전망이다. 이재명 후보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의 한 지역구 보궐선거 후보로 나서 뒷말이 무성하다. 당당하게 경기도 지역구에 나서야 했다.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는 계속 답보상태이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났다. 한심하기 그지없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이제는 역겹기까지 하다.
요즈음 들어 우리나라 최고의 재상이라는 맹사성과 황희 정승이 떠오른다. 맹사성이 19세에 장원급제, 파천 군수로 부임할 때였다. 덕망 높은 고승에게 정치에 관한 일을 물었다. 맹사성은 고승의 오묘한 답을 원했으나 고승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했다. 자신을 깔보는 것 같아 화가 난 맹사성은 일어서다가 문에 머리를 부딪친다. “고개를 숙이면 매사에 부딪히는 법이 없지요.” 맹사성은 고승의 이 말에 깊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자만심을 버리고 청백리가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황희도 젊었을 때는 자만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런 어느 날, 농부가 소 두 마리로 밭을 갈고 있었다. “두 마리 중 어느 소가 일을 더 잘하오?” 그러자 농부는 황희 곁으로 와서 작은 소리로 답한다. “누렁소가 몸집은 작아도 일을 더 잘합니다.” 황희의 얼굴에 의아함이 가득했다. “아니 그 이야길 여기까지 와서 그것도 소곤소곤 말하다니?” “나으리, 제 말을 다른 소가 듣게 되면 얼마나 서운할까요? 두 마리가 일을 하는데,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자기가 남만 못하다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황희는 그 후로 남의 잘못을 함부로 말하지 않았고, 사람들을 너그럽게 대했다고 한다. 맹사성과 황희에게도 분명 과오는 있다. 그러면서도 조선 최고의 재상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이 두 사람이 국회의사당에 나타났다면, 아니 청문회 자리에 섰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국민의힘 소속이었다면 인준을 해주었을까? 어림도 없는 일이다. 과오를 낱낱이 끄집어내어 떨어뜨렸을 것이다. 반대로 자기 당이었으면 당론을 앞세워 100% 인준을 했을 것이다. 그런 모습에 두 재상은 아연실색하며 뒷걸음질을 칠 것이다. 게다가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의 청문회를 보았더라면 분명 대로(大怒)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한 총리 후보자가 인준을 받으려면 한동훈 법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을 먼저 사퇴시키라고 요구하며 임명 동의안 표결을 거부했다. 자신들이 반대하는 장관 후보자를 막으려고 총리를 인질로 삼은 격이었다. 어찌하랴, 윤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주요 장관을 임명할 예정이다. 어쩌다 이 나라가 이런 지경까지 오게 되었을까? 맹사성과 황희가 실소를 멈추질 못한다.
“이것들이 우리 후손들이란 거 맞는 거야? 함께 손잡는 협치의 정신을 지금이라도 보이라고. 한심한 정치인 후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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