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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시대
  • 안산신문
  • 승인 2022.05.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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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경영학박사>

  “함께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다(Together We Can Tackle Loneliness)”는 영국의 정신건강재단(MHF)이 내건 2022년의 주제이다. 코로나팬데믹 이후 사회적 화두는 외로움이다. 우리는 어떤 때 보다 관계망으로 잘 연결된 세상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단절을 경험하고 고립되어 간다. 외로움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만큼의 소통을 하지 못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외로움은 누구나, 그리고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이고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의 의미 있는 관계가 결핍된 사람들이 겪는 만성적 외로움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저 집단으로 전염되기도 한다. 혼자 있다고 외로운 것이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자신이 기대하는 것 만큼 정서적인 지지를 받지 못할 때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외로움은 조기사망률과 우울증, 불안, 심장병, 약물 복용 등과 같은 심각한 건강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외로움은 흡연, 음주, 폭식에 의한 비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사회적 고립은 인지능력를 약화시키고 노화를 가속화한다는 연구도 있다. 영국 왕립학회에 게재된 “코로나19 팬데믹이 청소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된 청소년의 우울증 증상이 6% 더 증가하고, 삶의 만족도 점수는 더 낮았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의 청소년 건강실태 조사에 따르면 만13세~18세 청소년의 17.5%는 중등도 이상의 불안 위험군이나 우울위험군 중 한가지에 해당되었고, 10.2%의 청소년은 최근 2주이내 자해나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국내 청소년의 약 36%가 스스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제 고립과 우울증은 가장 시급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난사로 13명이 총에 맞고 10명이 사망했는데 11명이 흑인이었다. 사건 용의자 페이튼 겐드론은 18세의 백인 남성으로 인종차별이 동기가 된 증오범죄라고 FBI는 밝혔다. 그는 학교에서 외톨이었고 가족과도 단절된 그는 늘 혼자 집에 돌아와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보았다고 한다. 영국의 런던킹스칼리지의 라잔바스리 박사는 “겐드런은 일기를 통해 자신과 대화하며 인종차별 신념을 증폭시켰다며 그의 정신세계가 지극히 불안정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Noreena Hertz)는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이후 세계는 심각한 외로움의 후폭풍에 직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소외와 배제, 양극화와 정치적 극단주의에 매몰된 21세기 고립사회의 실태를 파헤친 “고립의 시대”를 썼다. 코로나 이후 인류에게 가장 시급한 화두가 고립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현대인을 고립된 생쥐로 표현한다. 외로운 생쥐는 서로를 잔인하게 공격하는 극단주의를 경고한다. 인간은 관계망이 훼손되고 단절되면 고립되고 외로움을 느낀다. 가장 끔찍한 가난은 외로움과 사랑받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이라고 한다.
  철학자 라르스 스벤젠은 외로움의 철학(A Philosopy of Loneliness)에서 모든 인생에는 어느 정도 외로움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수한 채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므로 외로움을 견디는 법, 될 수 있으면 외로움을 고독으로 변화시키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자기 안에 머무는 법을 배움으로써 외로움을 줄일 수 있다. 타인의 인정에 그렇게 까지 목숨을 걸지 않으면서도 타인들을 찾아나서고 그들에게 자기를 열어놓을 수도 있다. 그래도 외로움은 시시때때로 우리를 후려칠 것이다. 그건 자기가 책임져야 하는 외로움이라고 했다.
  외로움은 모든 세대의 일자리와 주거와도 이어져 있다고 한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으면 심리적, 정서적으로 위축되고 우울감이 증가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회적 관계의 개선, 일자리 지원, 다양한 복지 등으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쉽게도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후보도,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후보가 없다. 영국은 외로움을 담당하는 장관이 있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삶에서 느끼는 감정을 헤아리고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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