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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기고]휴머니즘
  • 안산신문
  • 승인 2022.05.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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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석<경기테크노파크 총괄사업본부장>

휴머니즘을 말하는 사람은 좋아 보인다. 온화하고 지적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섬기며 존중하는 겸손함이 휴머니즘이란 말 속에 녹아 있음이다.
특히 휴머니스트라고 하면 낭만적이라고 생각된다. 사람한테 좋은 향기가 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냥 좋은 사람일 거란 확증을 하게 된다.
이러한 휴머니즘에 대해 동.서양은 같을까? 다를까? 양자의 차이는 없을까? 어떤 문제점은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휴머니즘은 중세의 신중심적 세계관에서 인간 중심적 세계관으로 옮겨오는 생각이다. 인간 중심적 사고의 휴머니즘은 당연히 근세의 인권과 민주 발전을 위해 권장될 사회사상이기도 하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그럴듯하게 인간의 자유의지를 제창하며 시발한 휴머니즘이기에 멋있게 들린다.
신에게 예속되어 있던 인간의 독립선언이기 때문이다. 반면 화이트헤드는 ‘철학은 모든 추상의 비판이다’라는 그럴듯한 말을 했다.
그래서 데카르트와 화이트헤드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왜냐하면 데카르트는 인간 중심을 선언했으나 여전히 자유의지는 신이 부여한 거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화이트헤드는 현실의 시공간을 벗어난 형이상학적 추론은  현실과 분리된 것이어서 무의미하다는 비판을 한 것이다.
신이란 현실밖에 있는 외물로서 추상으로 부터 생긴 관념이며 이를 비판하는 것이 철학이 할 일이라는 뜻이다.
반면에 동양의 휴머니즘은 애초부터 신과 인간을 별개로 분리하여 서로 독립된 존재로 나누지 않는다. 신과 인간을 하나로 융합한다. 그 융합 방식은 인간속에서 신을 구성하고 발견하며 생성시키고 해체한다. 인간속에서 신의 모든 속성이 보존되고 잠재하고 있다고 본다.
인내천과 천지인이란 사상과 정신으로 우주 질서와 하나로 통합한다. 도성과 불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신과 함께 동등하게 어울릴 수 있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러므로 진정한 휴머니즘은 동양 정신에 구현되어 있다.
반대로 서구의 휴머니즘은 진정한 인문 전통이 아니다. 단지 신중심적 세계관을 벗어나려는 배타적 휴머니즘일 뿐이다.
인간속에 신이 있다는 동양의 사고와 논리를 서구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속죄와 반성을 자신 스스로 하지 않고 삶과 별개인 공허한 신으로 부터 받고자 매달리는 비 주체적 인간군을 만들게 된다.
이것이 르네상스를 이룬 서구 휴머니즘의 실체이다. 한마디로 인간 해방을 추구했으나 본질적으로 변한게 없는 셈이다.
그러므로 서구의 휴머니즘은 서구 사상이 의례히 그렇듯이 이분법으로 구분하고 서로를 배타하는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다. 근본적으로 신과 인간이 하나로 융합될 수 있다는 완전히 자유로운 인간 휴머니즘을 꿈꿀 수 없게 된다.
반면에 동양의 휴머니즘은 인간속에 신을 융합하므로서 진정한 포괄적 휴머니즘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논리를 뒷받침하는 내용은 동양철학 전반에 걸쳐 도처에 깔려 있다. 그중 핵심적인 논리를 든다면 중용이며 중도(中道)요 중화(中和)라는 말이다.
인간은 세상이치를 온전하게 구유하고 있지만 인욕의 존재라는 불완전성을 中과 和를 통해 극복하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인간의 인식작용속에는 만물의 본체를 다 담아서 확립한 동양 정신이야말로 진정한 휴머니즘을 실현하는 방도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생명이라는 고귀한 가치는 진화론이든 창조론이든 훼손되지 않는다. 과학으로서의 진화론과 우주 생성의 창조적 이법은 서로 전혀 다른 관점이지만 생명의 현주소의 의미를 감퇴시킬 수 없다.
동양 사상은 현존하는 생명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시공간을 벗어난 불가지적인 알 수 없는 연역적인 기원은 그저 무의미할 뿐이다.
살아 숨쉬는 생명만으로도 현재 속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상태인 극치로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양의 휴머니즘은 일체의 편견없이 온전하게 생명체의 진실을 구현하고 있는 통찰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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