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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안산신문
  • 승인 2022.08.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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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김영사

기꺼이 유혹당하라, 유혹당할 가치는 충분하다. 《유혹하는 글쓰기》 제목부터가 심하게 유혹적이지 않은가. 이미 글을 쓰고 있는 작가든, 이제 막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작가 지망생이든 이 제목에 유혹당하지 않을 재주가 있을까. 게다가 저자가 ‘공포의 제왕(King of Horror)’ 스티븐 킹이라면? 지난 20여 년간 발표한 작품이 500여 편이 넘고, 그중 70편 이상의 작품이 영화화되어 원작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로서 기네스북에까지 올라 있는 바로 그 스티븐 킹,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소설을 써서 친구들에게 팔거나 잡지에 투고를 시작한 스티브. 벽에 못을 박고 잡지사의 거절 쪽지에 <행복 교환권>이라고 써서 못에 찔러 넣곤 했는데, 열네 살쯤 되었을 때 이미 그 못은 꽂혀 있는 거절 쪽지들의 무게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때 그는 못을 더 큰 것으로 바꾸고 글쓰기를 계속했다고 한다. 만약 그때 그가 자신의 재능에 실망해서 글쓰기를 포기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말한다. 글 쓰는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에게든 거절당하고 비판은 물론 때로는 비난을 듣게 마련이라고. 그걸 인정하고 견뎌야 한다고. 
  스티븐 킹이 전하는 오랜 세월 글을 쓰면서 터득한 글쓰기 노하우 중 특히 내 마음에 와닿았던 것 열 가지를 나만의 방식으로 추려 보았다. 그 주옥같은 노하우를 단 열 개만 엄선하는 것, 쉬운 일이 아니었다.
  1. 창조에 앞서 모방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2.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아 두고, 고칠 때는 열어 두라. 초고를 쓸 때는 방해받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문을 닫아걸고 써라. 수정할 때는 주위의 의견, 특히 ‘가상 독자’의 비판에 열린 마음으로 귀 기울여라. 3. 독서를 많이 해라. 자신만의 문체를 개발하고 어휘력을 습득하는 데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은 쓸 시간도 없다. 4. 수동태와 부사를 한사코, 기필코, 반드시 멀리하라. 수동태와 부사는 소심한 작가, 자신감 없는 작가의 넋두리일 뿐이다. 그런 글은 활기가 없고 지루하다. 5. 좋은 대화 설명은 ‘말했다’ 하나면 족하다. 잔재주를 부리거나 어설픈 설명을 덧붙이지 마라. 6. 초고를 완성하면 최소 6주는 묵힌 후 퇴고하라. 수정본은 ‘초고-10%’ 규칙을 잊지 마라. 7. ‘나는 재능이 없어’라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마라. 무슨 일이든 비난과 비판과 거절은 항상 따라다니는 것. 8. 매일 정력적인 독서 및 창작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라. 날마다 4~6시간 읽고 쓰기를 기필코, 반드시 실천하라. 9. 막연히 뮤즈를 기다리지 마라. 그런 것은 없다. 장거리 트럭을 운전하거나 배관공이 배관공사를 하듯이 엉덩이 붙이고 앉아 직업정신을 갖고 치열하게 써라. 그렇게 내가 준비되어 있어야 뮤즈도 방문하는 것이다. 단편도 중편도 장편도 ‘한 번에 한 단어씩’ 쓰는 것이다. 10. 나만의 ‘가상 독자’를 만들어라. 그에게 보여주듯, 그에게 말하듯, 그가 ‘잘 썼다’고 인정할 글을 써라. 마음속 가상 독자는 작가 자신에게서 조금 떨어져 현재 집필중인 작품을 독자의 눈으로 읽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옮긴이의 말’의 한 부분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쳐야겠다.
  "창작론은 자칫 딱딱해지기 쉽지만 스티븐 킹은 결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창작과정에서 부딪히게 마련인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놓는데, 수많은 일화를 섞어가며 평이하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마치 자상한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하다. 이따금씩 저명한 작가들에 대한 짤막한 평가를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작가 지망생들에게 이 책은 대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창작 생활의 현실을 미리 맛볼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스티븐 킹의 애독자들에게는 그의 창작과정을 엿보는 듯한 즐거움을 줄 것이다."(p355)
  솔직히 말하면, 책을 읽은 후 내가 쓰고 싶은 말을 이미 옮긴이가 다 써 놓았다. 사실 원작자인 스티븐 킹 외에 ‘옮긴이’만큼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제대로 소화한 사람이 또 있을까? 그래도 그렇지! 번역자가 번역을 잘했으면 됐지, 어찌 이리 내 마음까지 복사해서 붙여 놓았단 말인가. 명백한 월권이다!

박청환<시인/혜윰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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