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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목재(Crooked Timber)
  • 안산신문
  • 승인 2022.09.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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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경영학박사>

 “추위로 인해 큰 곤경에 빠진 말과 소와 개가 사람이 사는 움막을 찾아와서 보호를 요청했다. 사람은 그들을 친절하게 맞이하고 불을 피워 따뜻하게 해주고, 말에게는 귀리를 내놓아 마음껏 먹게 하고, 소에게는 건초를 배불리 먹게 하고, 개에게는 자신의 식탁에서 가져온 고기를 먹였다. 사람의 친절을 고맙게 느낀 동물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보답하기로 결심했다. 동물들은 자신들의 특징을 잘 나태내는 성질을 사람의 인생을 나누어 부여하기로 했다. 말은 사람의 어린시절을 택해서 자신의 특성을 부여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때 충동적이고 고집이 세고 완고하다. 말 그대로 질풍노도의 기질이 드러난다. 소가 그 다음으로 중년시기 사람의 삶을 돌보기로 했는데 때문에 중년인 사람은 직업을 좋아하고, 일에 전념하며 재산을 쌓고 자신의 자원을 아껴쓰려는 의지가 강하다.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개가 맡았는데 노인이 되면 종종 무뚝뚝하고, 화를 잘 내며, 기분을 맞추어 주기가 어렵고, 무척 이기적이며, 자신의 가족에게는 관대하지만 자신을 편하게 하지 않는 사람이나 필요한 것을 주지 않는 사람이나 낯선 사람을 무척 싫어한다” 기원전 약 6세기경 노예출신 작가인 이솝(Aesop)의 “사람, 말, 소 그리고 개”의 이야기이다. 인간의 본성을 풍자화했지만 지금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인간은 뒤틀린 목재(Crooked Timber)와 같다. 임마누엘 칸트의 말이다. 인간의 본성은 뒤틀린 목재와 같아서 똑바르게 할 수 없다고 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에서 인간의 성정은 휘어진 목재지만 구부러진 부분의 반대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면 결국 바르게 펼 수 있다고 보았다.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프로이드(Freud.Sigmund. 1856~1939)는 5단계 발달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된 인간의 성격은 바뀔 수 없다고 했다. 교류분석을 제창한 에릭번(Eric Berne. 1910~1970)은 어렸을 때 생성된 자아 곧 인생각본은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단순하지 않다. 내가 모르는 내가 있기 때문이다. 기억이전에 생성된 자아는 때와 장소, 사건에 따라 불쑥 불쑥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 조차도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교류분석은 이런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부정적 자아를 발견하게 되면 자신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예수그리스도도 목수 일을 했다고 한다. 목수는 히브리어로 하라쉬이다. 이는 새기는 자, 만드는 자의 의미를 갖는다. 하라쉬는 목수뿐만아니라 조각가, 대장장이 등 돌이나 나무, 철을 다듬어 무엇인가 만들어내는 기술자이다. 인간의 본성은 죄로 인해 구부려지고 뒤틀려 있다. 뒤틀린 본성을 다듬고 깍아내고 새김을 통해 새로운 인격을 형성하는데 성경은 유효하다. 이렇게 뒤틀린 인간의 본성을 인격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education)은 라틴어의 ‘educo’에서 왔다. 끄집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았다.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는 긍정적인 본성들을 내부로부터 이끌어 내고 자랄 수 있도록 돕는 행위이다. 한편 교육(敎育)은 가르치고 길러주는 외부적 자극보다 자발적 요인이 훨씬 중요하다. 이를 보면 인간은 학습하는 존재이다. 경험과 자발적 학습을 통해 철들어 가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학습하지 않는 인간은 철이 들지 않을 뿐아니라 뒤틀린 본성이 바뀌지 않는다.
  뒤틀리고 구부러진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세상은 지옥이다. 주체할 수 없는 탐욕과 쾌락의 욕구로 점철되기 때문이다. 이를 절제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사회공동체는 모든 구성원이 지향하는 이상적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공유한다. 공동체는 도덕적, 윤리적 규범의 테두리를 정하고 질서를 갖는다. 자유도 이 태두리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는 공동체의 절대적 가치와 사회규범들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통째로 바꾸고 있다. 안산도시공사에서 운영하는 골프연습장 안에 카페도르르가 있다. 거기에 가면 흰색 판넬에 ‘변화는 있어도 변함이 없기를..’라는 글이 있다.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인간의 존재적 가치와 목적, 삶의 의미, 사랑, 우정 등의 본질이다. 뒤틀린 본성에 나온 탐욕적 가치가 마치 옳은 것처럼 포장되고 확산되는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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