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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성
  • 안산신문
  • 승인 2022.09.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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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경영학박사>

 말을 할 때 자막 등 글자로 먼저 정보를 주면, 실제 그렇게 들리는 것을 바베큐효과라고 한다. 대통령이 미국 순방중에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수행하던 장관과 주고 받은 말을 공영방송이 비속어 자막을 넣어 방송했다. 언론과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의 중진들도 대통령의 사적대화를 비난했다. 밝혀진 내용을 보면 한심함을 느낀다. 수준을 가늠하게 한다. 문제는 언론이다. 소리공학 전문가, 전문 속기사들도 알아듣기 어렵고 다르게 들리는 대화의 내용을 임의로 자막을 붙여 방송으로 내보냈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이다. 우방국가와의 관계에 이간질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설혹 사실이라고 해도 조용히 묻어가야할 일이다. 만약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조작이라면 반국가적 행위이다.

  요즘 뉴스를 보면 가십(gossip)을 보는 것 같다. 보도의 확증편향성이 두드러진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사실로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확증편향성의 바탕에는 각인효과(刻印效果)가 있다. 오스트리아의 동물행동학자 로렌츠(Konrad Lorenz. 1903~1989)는 인공부화를 시킨 기러기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난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보고 다른 오리, 거위, 까마귀 등을 관찰한 결과 조류들은 일정시간 내에 접한 물체를 엄마로 인식하는 현상을 각인(imprinting)이라고 했다. 사전적으로 각인은 어떤사건이나 느낌이 머릿속이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뚜렷하게 기억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각인효과는 정치와 경제에도 적용된다. 브랜드에 대해 각인되면 품질이나 가격을 따지지 않고 선호하게 되고 호감가는 정치인이 각인되면 정책의 옳고 그름과 비현실성을 따지지 않고 추종한다. 누군가 자신이 선호하는 정치인의 잘못을 비판하면 각인효과에 푹빠진 팬덤들이 떼로 몰려들어 항의하고 난리를 피운다. 각인효과를 증폭시키는 에너지는 프레임 효과이다. 어느 가구회사가 광고에서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프레임을 통해 소비자에게 고품질 브랜드로 각인시켰다. 프레임 효과는 어떤 심리적 창문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대상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는 프레임 경쟁이다. 자신과 상대를 어떤 프레임에 효과적으로 가둘것인가에 머리를 굴리고 조작도 서슴치 않는다. 무능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면 정말 무능한것인가? 대중이 어리석을 때는 가능했다. 그 때의 성공경험이 지금도 유효하지 않다. 들통나는 일은 하루가 채 안걸린다.      

  확증편향성을 갖게 하는 또 다른 인간의 심리는 선호/애정경향과 반감/혐오경향이다. 미국의 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인 찰리멍거(Charlie Munger) 오판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Human Misjudgement)에서 인간이 어떻게 합리적 또는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지를 알아내는 패턴인식의 25개 경향을 설명했는데 그 중의 하나이다. 선호/애정경향(Liking/Loving Tendency)은 선호하고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좋은 면만 보는 경향이다. 따라서 좋아하는 대상의 실수를 무시하거나 그의 바램에 순응하게 되고, 좋아하는 대상과 조금이라도 관련되어 있다면 그 이유만으로 사람, 물건 또는 행동을 선호하고, 선호와 애정을 용이하게 하려고 왜곡하게 된다. 결국 호감을 가지는 사람이나 사물, 생각의 나쁜점은 모두 제쳐놓고 무시하거나 왜곡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와는 정반대로 반감/혐오경향(Disliking/Hating Tendency)은 싫어하거나 혐오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나쁜면만 보게 된다. 싫어하는 사람의 미덕, 장점을 무시하고, 싫어하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관련되어 있다면 그 이유만으로 사람, 사물, 행동을 싫어하게 된다. 증오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한다.

  이러한 심리적 경향들로 인해 오히려 자아의 개방성을 저해한다. 사고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고 행동수준을 떨어뜨린다. 분석과 판단, 의사결정을 저해하게 되고 결국 자신을 무능하게 만들어 버린다.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 내뱉은 말과 저지른 행위는 돌이킬 수 없는 낙인이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진실은 여전히 존재한다. 왜곡된 사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수많은 정보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는 디지털세상을 살고 있다. 거짓과 가짜가 기승을 부릴 수 있지만 운무와 아침이슬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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