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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마을은 낙서장이 아니다.
  • 안산신문
  • 승인 2022.09.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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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벽화마을”에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마을의 담벼락을 벽화로 장식한 벽화마을! 마을 주민들이, 혹은 자원봉사자들이 열과 성을 다해서 그린, 멋진 벽화 앞에서, 사람들이 연신 탄성을 지릅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기도 하죠. 일부러 노을이 지는 저녁 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사람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벽화의 아름다움에 석양의 분위기가 더해지면 금상첨화이기 때문이죠. 사람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마을에는 활기가 돕니다. 상권이 형성되어 경제적으로 유익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아마 많은 분이 “벽화마을” 하면, 이러한 모습을 상상하실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이것은 지나치게 이상적인 벽화마을의 모습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나마 이상과 가까웠던 소수의 벽화마을도 이제는 ‘과거의 영광’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관리가 되지 않고 방치된 벽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혐오감을 주기까지 합니다. 밤에 보면 무서운 느낌을 줄 만큼 훼손이 심한 벽화들도 많습니다.
   사실 벽화마을 조성은 방범이 취약한 마을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시작된 사업입니다. 대부분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들이었죠. 벽화를 통해 따뜻한 느낌을 주어, 우범지대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한 것입니다. 또한 관광객이 오면 자연스럽게 보는 눈이 많아져, 범죄 예방 효과가 생길 거라고 생각한 것이죠. 처음에는 예상대로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TV드라마 등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벽화마을은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되지 않은 벽화마을은 이전보다 더 심각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벽화만 그렸기 때문에 그 효과가 반짝하고 그친 것이죠. 벽화를 그린 벽이 갈라지고 깨지면서, 그림은 아름다움을 잃었습니다. 오히려 마을이 방치되고 있다는 이미지가 더 강하게 풍겼지요. 벽화마을의 주민들은 스스로 벽화를 보수할 수 없어, 오히려 애물단지라고 했습니다. 화가 난 사람들은 페인트로 벽화를 가려버리기까지 했습니다. “벽화를 그릴 돈으로 비가 새는 지붕을 고쳐주는 게, 훨씬 나을 뻔했다”고 말하는 주민도 있었지요. 결국 빛바랜 벽화들과 함께, 벽화마을은 다시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있습니다. 열과 성을 다해서 그렸지만, 보여주기식의 퍼포먼스로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었던 것이었죠.
   저는 벽화마을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대할 때, ‘낙서장’에 그림을 그리듯 하면 안 됩니다. 낙서장에 그린 그림은 처음 그릴 때만 신경을 쓸 뿐이죠. 얼마 뒤 그 그림은 다른 낙서로 뭉개지거나, 낙서장을 찢으면서 같이 떨어져 나가기 일쑤입니다. 벽화마을을 향한 우리의 관심이 ‘보여주기 식’에 그쳤던 것처럼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걸작’은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가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기 위한 기초 작업과 후속조치까지 따라야 합니다. ‘걸작’은, 우리가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어야 진짜 걸작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서로를 바라볼 때, 진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보여주기 식’에서 그치는 관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으로 한 영혼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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