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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가며
  • 안산신문
  • 승인 2022.11.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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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소설가>

세상 물결에 부대낌이 얕으면 그 더러움에 물드는 것도 얕고, 세상일을 겪음이 깊으면 그 속임수의 재주도 깊다. 그러므로 군자는 능란하기보다는 질박한 편이 나으며, 곡진하기보다는 소탈한 편이 낫다.-채근담
 세상살이에 어려움을 겪지 않은 사람은 세상의 악습에도 덜 물들어 천진난만하지만, 세상에서 별별 일을 다 경험한 사람은 영리한 꾀가 늘어 권모술수만 쓰려고 한다. 세상일에 경험이 많은 사람은 비록 똑똑하고 쓸모가 있을지언정 간교하고 악기가 있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어리숙하고 질박하고 정직한 것을 취할지언정 약삭빠르고 매끄럽고 능란한 것을 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렵지만 꼭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 뜻밖의 위기나 천재지변에 봉착했을 때 우리는 회피하거나 그 순간을 원망하게 된다. 얕은꾀를 내거나 권모술수를 쓰면서 합리적으로 대처한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현재를 꾸밈없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겸허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평소에는 그냥 지나쳐 버릴 작은 것에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신이 손을 뻗고 싶어질 만큼 성실하고 진실하게 사는 것이다.
 ‘오늘 하루를 진검으로 살아가는 일’은 단순한 말이지만 삶의 방식의 바탕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원리원칙이다. 검술에 비유하자면 도장에서 연습할 때도 죽도가 아닌 진검을 들고 한다는 뜻이다. 명궁은 활이 보름달처럼 둥근 모양이 될 때까지 힘껏 당겨 약간의 느슨함이나 흔들림이 없는 긴장감 속에서 화살을 놓는다. 이처럼 매사에 필사적이고도 진지한 마음가짐과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들의 생명, 우리들의 인생은 가치 있고 위대하다. 그 가치 있는 인생을 그냥 낭비할 수 없듯이, 우주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다. 천지자연은 이 우주에 우리가 필요하므로 존재한다. 누구 한 사람, 어느 것 하나라도 우연히 태어난 것은 없으며,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아무리 작고 하찮은 것일지라도 우주가 가치 있다고 존재한 것만 존재한다.
 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 드라마의 감독에서부터 각본 주연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신이 맡아야 한다. 그렇게 직접 만들고 직접 연기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것이 또한 우리의 인생이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인생의 드라마를 어떻게 연출할 것인가, 인생 전체를 통틀어 어떤 내용의 각본을 쓰고 주인공인 자신이 그 드라마를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는 자신의 몫이다.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라. 자연의 작은 움직임은 그 중요성을 우리에게 무언으로 말해주고 있다. 자연계의 모든 생물은 주어진 짧은 시간과 한정된 순간을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살아가는 것처럼 지금이라는 순간을 필사적으로 살아가며 작은 생명을 내일로 이어간다.
 나의 오늘 하루도 남의 탓이나 원망하기보다는 감사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품어주는 날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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