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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기고]발효와 부패
  • 안산신문
  • 승인 2022.11.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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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석<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김장철이 한창이다. 어떤 집은 항아리 안에서 또 다른 집은 김치 냉장고 안에서 김치가 익어간다.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오며 소리를 낸다. 미생물이 숨을 쉬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유익한 유기물을 만드는 과정이다. 
반면 부패는 악취가 나거나 독소가 만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그리고 지방순으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부패가 빨리 일어난다고 한다.
미생물은 종류가 수백만가지이다. 토양과 기후에 따라 다르고 온도에 따라 번식하는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고 한다. 어떤 종류는 유익하게 작용하고 어떤 종류는 유해한 종류이다. 그들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산소와 반응하고 먹이에 따라 다른 결과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한쪽은 발효라는 유익한 결과물을 만들고 한쪽은 부패현상을 만들어 낸다. 
자연의 관점에서 보면 발효와 부패가 다 필요하다. 유익균과 무해균과 유해균은 서로 공존하기 때문이다. 썩어야 거름이 되고 발효되어야 생명체에게 유익할 수 있다. 잘 발효된 김치도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기 때문에 사람은 아주 잘 익은 김치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특히 발효음식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건강식으로 아주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 유효한 기능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부패과정으로 진입한다.
필자가 발효와 부패라는 주제를 가지고 대강 살펴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우리에게 유익한 발효라는 단어에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반면 자연에 없어서는 안될 부패라는 단어에는 안좋은 선입견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만물이 썩는 현상인 부패가 없다면 천지자연은 존재할 수가 없는데도 말이다. 왜 그럴까?
부패가 되면 악취가 나고 독소가 만들어 지면서 사람에게 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부패하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물건이 있다. 프라스틱, 비닐류이다. 부패하지 않으니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간편한 물건인 프라스틱같은 부패가 매우 더딘 물건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그 결과 이런 프라스틱이 모여 태평양 북부에 한반도의 8배 이상되는 크기의 섬이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오랜 세월 없어지지 않을 쓰레기가 모여 있다. 이런 쓰레기가 다시 우리 몸으로 들어오고 있다. 썩어서 없어져야 할 물건이 썩지 않고 프랑크톤과 물고기의 몸에 축적되고 참치나 큰 어류의 몸에 미세 알갱이로 남아 우리가 섭취하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프라스틱을 만들려고 기업은 온실가스를 품어낸다. 탄소를 잔뜩 양산한 생산과정은 기후변화를 일으킨다. 기후변화는 가뭄과 홍수를 야기하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저개발국에게 심각한 위해를 가하고 있다. 
썩어야 할 물건이 썩지 않고 남아서 지구를 병들게 하는 걸 보게 된다. 결국 지구를 병들게 하는 건 부패에 대한 사람들의 상식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패를 무조건 안좋은 것으로 보고 썩지 않는 걸 만들어 낸 비상식의 결과이기도 하다. 
자연법칙은 일방적이지 않다. 항상 상호작용으로 유지되는 것이 자연이다. 유익균이니 유해균이니 하는 기준도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자연에게는 유익균도 유해균도 다 필요한 요소이다.사람들은 자연이 운행되는 보편원리를 자주 놓칠 때가 많다. 생명체이기 때문에 인간본위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안목의 소유자라면 자연법칙에 대해 깊이 있는 해석이 필요하다. 이는 인간사회에서도 적용되는 문제이다. 
한 사회의 건강성은 정의롭고 진실한 사람의 숫자와 정비례하기 마련이다. 동시에 청렴하지 않고 부패한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의 행복지수는 떨어진다. 그런데 사회의 부패지수는 자연의 프라스틱처럼 썩지않고 변화가 없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자연이 어떻게 되든지 변함없는 프라스틱처럼 이 사회가 어떻게 되든 자신들을 위한 기득권을 보존 유지하려는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 즉 인간사회의 부패는 썩지않는 프라스틱같은 사람을 상징한다. 썩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썩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이다. 이들은 공동의 상생원리나 긍정적 상호작용을 배제하여 자연법칙을 위반하는 부류이다. 프라스틱같은 사람들은 자연에 필요한 발효와 부패가 없는 사람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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