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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는 누가 할까요?
  • 안산신문
  • 승인 2022.12.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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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인생을 살면서 큰 결심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결정들은 보통 나의 남은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고민합니다. 결정해야 할 게 많은데, 그중에서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결혼’입니다. 왜 그럴까요? 결혼은 남은 인생을 누군가와 함께 공유하고, 함께 먹고, 함께 기쁘고, 함께 슬프며 지내겠다는 다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식적인 생각을 가졌다면, 쉬운 마음으로 결혼하지 않습니다. ‘이 사람과 평생 함께할 것’이라는 다짐으로 결심하고 결혼식을 하죠.
   그래서 저는 지인들의 결혼식에 참석할 때마다 흐뭇한 마음을 느낍니다. 결혼식 전에 그들과 잠깐 만나 어떤 기분이냐고 물으면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다고 대답하는 신혼부부를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꿀이 떨어질까요? 결혼식에 들어가 가장 멋진 턱시도와 가장 예쁜 드레스를 입고 서로를 바라볼 때면, 사랑이 가득 담긴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봅니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눈빛에는 긴장과 여러 가지 감정이 보이면서도 이제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멋진 다짐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신혼부부를 보고 있으면 정말 평생을 함께한다는 약속과 선포처럼 결혼 생활을 꾸리고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서로를 위해 모든 것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부부에게서 얼마 뒤에 심각한 상담 전화가 옵니다. 큰 고비를 만났다고 이야기하면서 말이죠. 과연 어떤 것에서 부부싸움이 시작되냐? 대개 싸운 부부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보통 큰 갈등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 시작합니다. 달콤한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당장 마주하는 갈등은 큰 것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갈등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지요.
   예를 들어 ‘설거지는 누가 할까?’, ‘음식물 쓰레기는 누가 버릴까?’, ‘빨래는 누가 돌릴까?’ 이러한 사소한 신경전과 불편한 마음 때문에, 모든 것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던 처음의 결심이 오히려 “내 인생에 가장 큰 후회다.”로 바뀌어버립니다. 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치약을 중간에서부터 짜냐? 밑에서부터 짜냐?’ 이런 문제로 속을 끓였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방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문제였습니다. 내가 먼저 이해하자, 내가 먼저 시작하자는, 작은 것에 대한 결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설거지가 그대로 있는게 불편하면 내가 먼저 하면 됩니다. 치약을 중간에서부터 짜는 것이 불편하면 내가 정리하면 됩니다. 그런 결심대로 하면, 부부 관계가 힘들게 없습니다.
   삶을 살다 보면 큰 결심과 결단은 긴 시간을 두고 고민합니다. 그러나 정작 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작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부부생활이든 직장생활이든 어디서든, 좋은 관계의 시작은 작은 것을 결심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면 되지, 내가 커버해주면 되지, 내가 이해해주면 되지.” 오늘 하루 살아가면서 큰 결단들도 좋지만, 나의 일상 중에 만나는 작은 문제와 질문들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은 작은 것 때문에, 우리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마음을 붙잡고 다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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