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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눈덩이의 꿈
  • 안산신문
  • 승인 2023.01.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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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맘때에 추천해 드리고 싶은 그림책이 있습니다. 이재경 작가의 <작은 눈덩이의 꿈>입니다. 그림책 표지에는 하얀 눈이 제법 쌓인 넓은 곳을 작은 눈덩이가 굴러가고 있습니다. 책을 돌려서 뒤표지를 보니, 눈덩이가 굴러간 자국 위로 까마귀가 날고 있습니다. 마치 까마귀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둘은 무슨 사이일까요? 책 제목인 작은 눈덩이의 꿈은 무엇일까요? 궁금증을 안고 책 표지를 넘겨봅니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면지를 지나서 만난, 작고 귀여운 눈덩이. 그런데 커다란 그림자가 다가옵니다. 작은 눈덩이 앞에 아주아주 큰 눈덩이가 서 있습니다. 고개를 꺾어서 쳐다보는 커다란 산 같은 큰 눈덩이. 작은 눈덩이는 어떻게 하면 그렇게 커질 수 있냐고 물어봅니다. 큰 눈덩이는 웃으면서 “멈추지 않고 계속 굴렀기 때문이지.”라고 덤덤하게 말하고, 데굴데굴 굴러갑니다. 큰 눈덩이가 지나간 고속도로 같은 자국을 보면서 작은 눈덩이는 큰 눈덩이처럼 구르기로 마음을 먹고 구릅니다. 
  구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숲길에서는 나무를 피해야 하고, 비탈길에서는 속도 조절을 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깨져서 부서지니까요. 어느 날 작은 눈덩이는 구르다가 머리에 나뭇가지가 막혔습니다. 작은 눈덩이는 온몸을 흔들어서 빼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소용이 없습니다. 나뭇가지는 빠지지 않습니다. 그때 큰 나무 위에서 작은 눈덩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눈이 있습니다. 바로 까마귀입니다. 까마귀는 다가와서 말합니다. “내가 도와줄까?” 까마귀는 부리로 나뭇가지를 쏙, 빼줍니다. 작은 눈덩이와 함께 가고 싶어 하는 까마귀의 부탁으로 둘은 함께 나아 갑니다. 오르막길에서는 까마귀가 눈덩이를 받쳐주며 밀어줍니다. 그런데 까마귀는 궁금합니다. 작은 눈덩이가 왜 이렇게 열심히 구르고 있는지. 까마귀 질문에 작은 눈덩이는 ‘크고 둥근 멋진 눈덩이’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둘은 가다가 부서진 큰 눈덩이, 작은 눈덩이들을 모아서 쉽게 커진 눈덩이, 햇빛에 녹고 있는 큰 눈덩이를 만납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작은 눈덩이는 부서지거나 녹을 것 같아서 불안합니다. 힘들게 구르지 말고 다른 눈덩이에 붙어서 편하게 커질까 생각합니다. 그때 까마귀는 말합니다. 바위를 잘 피하면 부서지지 않을 것이고, 내가 햇빛은 가려주며, 다른 눈덩이에 붙으면 금방 커질 수 있지만 네가 원하는 대로 구를 수 없다고. 작은 눈덩이는 잠시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맞아. 내 힘으로 굴러야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곳을 알 수 있어.” 둘은 다시 앞으로 나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인사합니다. 작은 눈덩이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아주 작은 꼬마 눈덩이가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어봅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크고 멋진 눈덩이가 될 수 있어요?”
  작은 눈덩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크고 둥근 멋진 눈덩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굴려 가면서 유혹과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이루고 싶었던 모습을 상상하면서 굴려 가다 보니, 꼬마 눈덩이가 부러워하는 큰 눈덩이가 되었습니다. 작은 눈덩이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까마귀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나에게도 이런 까마귀 같은 조력자가 있을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네, 있습니다. 내가 힘들고 불안할 때 무한정으로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부모님과 언제나 엄마가 최고라고 말해주는 아이들과 듬직한 신랑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서 디딤돌이 되어주는 책과 10년 후 나의 모습을 보여주시는, 제가 닮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아! 책과 그분은 저에게 큰 눈덩이이었군요! 
  닮고 싶은 크고 멋진 강사님도 있고 언제나 든든한 아군이 있지만 제2의 인생으로 가는 길은 어색하고 많이 힘이 듭니다. 생소한 것들, 여러 가지 방법과 기술 익히기, 나만의 이미지 만들기, 다양한 책 읽고 기록하기, 첫째 딸과 두 아이 엄마 그리고 아내와 큰 며느리 역할 잘하기 등 생각보다 걸림돌도 많고 버겁습니다. 그럴 때 <작은 눈덩이의 꿈> 그림책을 펼쳐서 봅니다. 작은 눈덩이가 굴려 가는 길을 봅니다. 작은 눈덩이가 입을 꽉 물고 굴려 가는 것을 봅니다. 작은 눈덩이 주변에서 함께하는 까마귀를 봅니다. 둘이 함께 묵묵히 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혹시 새로운 해를 맞아서 책 한 권 보고 싶으신지요? 가까운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그림책 <작은 눈덩이의 꿈>을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묵묵히 가는 작은 눈덩이의 모습을 함께 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굴러가고 있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최소은 (혜윰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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