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꽃은 주어도 열매는 주지 않는다. 일본의 에도 막부(江戶幕府)를 초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1543~1616)는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급여를 적게 주고 급여가 많은 자에게는 권력을 주지 않았다. 한 사람에게 권력과 부를 동시에 주지 않는 이득분산(利得分散)을 통해 서로를 견제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인간관리전략은 도쿠카와 막부가 260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기초가 되었다. 더불어 원교근공(遠交近攻)으로 주변을 관리했다. 권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비주류에게는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므로 소외감이나 충성심을 약화시키지 않았다. 권력과 가까운 측근들은 적절한 선을 유지하여 형평성과 보편성을 유지함으로써 경영자 자신의 객관성을 부각시켰다. 
이외에도 그는 모든 면에 분단법(分斷法)으로 참모팀과 실행팀을 나누어 활용하였으며, 늘 민심의 동향을 파악하고, 상인의 검소한 생활, 꼼꼼한 계산능력, 재능 등 세 가지 원칙을 스스로 지켰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정치적 이념을 권력자 개인의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과 수평적 관계를 통해 누구나 평등하게 대했다. 차별적 특별함을 인정하지 않았기에 민심을 얻을 수 있었다.
  인간은 직면한 상황이나 사건과 다른 사람에 대해서 전혀 힘도 행사하지 못하거나 영향력를 발휘할 수 없을 때 견디기 어려워한다. 무력하다는 생각이 들면 비참한 느낌에 매몰되어 존재감을 잃는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힘이 약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강한 권력을 갖고 싶어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길 원한다. 
권력은 인간의 욕구이고 자기 성취의 궁극적 요소이기도 하다.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기에 더욱 그렇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힘과 꾀라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도 그렇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사랑은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 봐야 하는데 인생에서는 순간이 아깝다고 했다. 많은 동물들이 모인 자리에서 멋진 춤을 선보인 원숭이가 동물들의 왕으로 선출되었다. 여우는 질투가 났다. 
그래서 여우는 어느 날 올가미 안에 고기 한 조각을 준비해 놓고 왕인 원숭이를 불러 보물을 발견했다고 하면서 보물을 자신이 차지하는 것보다 왕에게 드리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원숭이는 고마운 마음으로 그 고깃덩이에 다가갔다가 그만 올가미에 걸려들고 말았다. 
원숭이는 여우에게 왜 나를 함정에 빠뜨렸느냐고 고함을 쳤다. 여우는 이렇게 말했다. 원숭이야 너는 모든 동물들을 지배하고자 했지만 보아라 네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이제 알겠니!라고 조롱했다. 이솝우회에 나오는 여우와 왕이된 원숭이 이야기이다  
  권력은 게임이다. 권력 게임의 고수들은 특징이 있다. 권력과 어떤 관계도 없는 것처럼 위장한다. 권력이 없는 것을 마치 덕목처럼 과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모든 영역에서 평등을 요구한다. 지위나 힘에 관계없이 모두가 똑같이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차이를 무시하는 무서운 음모이다. 다음은 자신의 정직성과 투명성이 완벽하다면서 공개적 태도를 보인다. 기만과 은폐는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속성이다. 자신을 고상하고 선량하며 이기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믿게 하려는 기만이다. 
한편, 자신이 가장 순수한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가 많다. 윤리적 도덕적 무결성, 종교적 경건성, 사회적 정의감 등을 과시하고 타인에 비해 우월성을 내세우면서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조종하는데 능숙하다. 이런 술책들이 드러나면 화를 내고 분노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게임에 속지않고 고수들의 게임전략에 말려들지 않고 권력을 획득하려면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능숙한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야 한다. 분노와 질투의 감정을 통제하고, 이미지를 제고하고, 평판에 민감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다른 사람에게 모욕감을 주어서는 안된다. 인간은 모욕을 당했던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한다. 
눈앞의 이득에 앞서 치루어야 할 대가를 염두에 두고 사물과 맥락을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은혜를 배풀면 보답하려는 심리를 갖는다. 이익은 사람을 움직이는 지레(lever)와 같다. 때로는 상대보다 바보스럽게 보이고 때로는 권력자처럼 행동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고 알아채는 통찰력으로 상대의 기만적인 행동에 속지말고 그 뒤에 숨은 의도를 간파해 내야 한다. 
거짓 정보의 안개속에 감추어진 실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숨은 카드를 읽게 되면 상대를 이길 수 많은 가능성이 열린다. 권력획득의 목적이 공동체의 공공이익과 모든 사람의 유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대의를 위한 명목으로 소의를 희생하는 것도 옳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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