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몇 위일까? 암 사망률은 몇 위일까?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몇 위일까?’
이런 물음표에 대한 대답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통계에 근거를 두고 있다. 거짓된 통계라면 그것은 한낱 휴짓조각에 불과하다. 하물며 그것이 국가에서 내놓는 통계라면 국민을 우롱하고 저들 나름대로 음흉한 흉계, 자기 합리화를 꾸미는데 사용할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이솝우화 양치기 소년이 있다. 부연할 필요도 없는 국민 모두 다 아는 우화이다. 문 정권에서 조작된 통계, 양치기 소년 냄새가 폴폴 피어나고 있다. 감사원이 문 정권의 조작된 통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조사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 조작된 통계의 내막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2018년으로 날아가야 한다. 2018년 8월 26일, 황수경 통계청장이 전격 경질되었다. 임명 13개월 만의 일이었다. 그는 떠나면서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윗선의 마음에 들지 않아 경질된 것 같다.”라는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겼다.
그의 재임 시절, 이상한 규정 하나가 그도 모르게 진행되었다. 외부 유출이 금지된 비공개 통계자료를 다른 기관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신설한 것이었다. 황 통계청장이 2018년 3월 UN통계위원회 참석차 해외 출장을 간 사이 통계청 차장이 대리 결재로 급조되었다. 막장 정치 드라마 소재감이었다. 야당이 이 급조된 건을 추궁하자, 당시 통계청 담당자는 “제가 심신 미약 상태여서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기가 막힐 일이었다.
과거엔, 특히 독재정권 하에서는 정권 입맛에 맞게 통계가 조작되는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국민의 지탄을 수없이 받아왔다. 그 결과 1990년, 통계청은 독립된 부서가 되었다. 그러나 완전독립된 기관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소속이어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통계청장은 정권의 시녀라는 비아냥을 받으며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거쳐 가는 자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황 통계청장의 뒤를 이은 강신욱 통계청장의 취임식은 그야말로 걸작이었다. “장관님들의 정책에 좋은 통계를 만드는 것으로 보답하겠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그 발언처럼 재임 시 의혹 통계가 터져 나오곤 했다.
 결국, 사건은 터지고야 말았다. 2022년 12월, 감사원에서 문 정부의 국가통계 집계 과정에서 조작 정황을 포착하면서 수면 위로 나왔다. 감사원은 현재 현장감사를 마쳤고, 최근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을 소환 조사하고 청와대 고위급 인사들도 잇따라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조작된 통계 사례는 해외에도 많다. 소련 정부의 조작된 농업통계는 해마다 얼씨구절씨구 풍년이었다. 그러나 현실을 그 반대, 배급소마다 줄은 갈수록 길어졌다. 결국, 소련은 붕괴되고 말았다. 그리스는 2000년 유로존 가입 기준을 맞추기 위해 연간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의 6%로 낮춰 발표했다. 유럽연합의 실사 조사로 조작임이 드러났다. 실제 재정적자 규모는 13%가 넘었다. 국가 신임도가 나락으로 떨어져 그리스는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아르헨티나는 겁도 없이 돈을 마구 찍어내 펑펑 쓰다가 경제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쳤다. 2006년부터 통계 조작을 하더니 2013년에는 아예 “아르헨티나는 빈곤에서 해방됐다.”라며 통계 집계를 중단시켰다. 결국,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거지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만큼 나라에서 내놓는 통계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 정부의 실정 탓이라고 욕을 먹어도 통계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통계법 제2조에 ‘통계는 정확성ㆍ시의성ㆍ일관성 및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방법에 따라 작성되어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문 정권의 통계가 조작된 것이 사실이라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문 정부의 주요 경제 지표인 집값 · 소득 · 고용 등의 광범위한 부문에 걸쳐서 조작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다. 저들의 무능 정책을 감추기 위해 조작을 서슴지 않았다면 철저한 의혹 규명과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반듯한 나라를 세우는 디딤돌이다.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들이 이곳저곳에서 두더지 게임처럼 스멀스멀 나타나고 있다. 한둘이 아니다. 망치로 인정사정없이 패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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