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순미 동시작가

아무래도 안산에 아동문학 붐이 일 조짐으로 보인다. 2023년 계묘년 새해와 더불어 경사가 터졌다. 수필가인 허순미씨가 아동문학 계간지인 ‘동화향기.동시향기’ 겨울호에 동시를 응모해 ‘아침신인문학상’을 받았다. 당선작은 ‘허수아비 외 사진, 빗물, 치과 3편’이다. 지난해 동화작가가 된 정은경 씨와 박수여씨에 이은 경사다. 
허순미 씨는 2020년 계간지 ‘문학 이후’에 수필이 당선됐다. 안산문인협회, 문학이후, 성포문학회, 아동극단 마구마구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로써 허순미씨는 수필가, 동화구연가, 시낭송가, 동시인으로 그의 문학 활동영역을 더 넓혀가게 되었다.
이번 아침신인문학상 당선작 ‘허수아비’ 전문이다. 두 팔/ 훠이훠이/ 새를 쫓는 할아버지// 불러도/ 돌아보지 않아/ 눈물이 났다// 씩씩 달려가/ 와락 껴안은 할아버지 등/ 앙상한 뼈마디// 허수아비로/ 돌아온 할아버지/ 우리 논을 지킨다.//
이번 동시 심사는 아동문학계의 중진인 심후섭씨가 맡았다. 응모작 중 허수아비를 손꼽았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연합시킨 작품으로 이미지 형성 능력이 돋보였다고 했다. 그의 심사기준은 아동문학계에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심사기준은 ‘기존 동시를 흉내내지 않는 참신함, 어린이가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 주제가 명료한 메시지, 꾸준히 작품을 쓸 수 있는 발전 가능성’이다. 그는 허순미씨가 이같은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고 극찬을 했다.
허순미 씨의 빛바랜 비밀 공책엔 자식들을 키우던 어린 시절 이야기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아이들을 키우며 옹알옹알 터뜨리는 말을 받아 적은 일, 더하기를 하며 동생 손가락을 빌리던 큰아들의 이야기가 있고, 까만 코스모스 씨앗을 고슴도치라고 말하던 작은아들의 이야기가 빼곡하게 적혀있다. 놀랄 정도다.

그의 당선 소감 중 일부이다. ‘~큰 나무가 되면 좋겠습니다. 더운 날 그늘을 만들고 추운 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굵은 밑동을 가진 큰 나무가 되면 좋겠습니다. 부지런히 물도 주고 거름도 주겠습니다. 나무 아래 향기로운 놀이터도 만들 생각입니다. 그 놀이터에서 옹알거리는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겠습니다.’
그의 소감 속에는 동시작가로서의 옹골찬 결심이 들어 있다. 그의 아름다운 동시들이 안산에 아니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나가기를 고대한다. <류근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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