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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인사라도 나누어 봐요
  • 안산신문
  • 승인 2023.02.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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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얼마 전,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날씨가 맑아서 보름달을 잘 보았습니다. 비록 소원을 빈 것은 아니었지만, 이날이 되면 즐거운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곤 하는 날입니다.
  저는 어릴 때 설날을 기다린 만큼, 대보름도 기다렸는데, 우선 이 날에 평소에 먹지 못했던 별식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침이 되면 소위 ‘부럼’이라고 해서 밤, 대추 등을 깨물어 먹었고, 어머니의 손길이 묻어있는 나물도 맛있었고, 무엇보다도 다섯 가지 잡곡이 들어간 ‘오곡밥’을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대보름날을 기다렸던 또 다른 이유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보름이 되면 아침부터 친구들에게 더위를 팔면서 서로 웃기도 했고, 저녁이 되면 깡통에 불을 붙여서 빙빙 돌리는 ‘쥐불놀이’를 하며 친구들과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고 돌아보니, 정월 대보름이 저에게 즐거웠던 이유는 한마디로 소중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별한 음식을 만들고 먹으면서 가족들과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눈 것, 친구들과 더위를 나누고 쥐불놀이를 하면서 함께 뛰어놀고 즐거워했기에, 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대보름의 풍경은 이런 과거의 풍경과는 너무나도 달라졌습니다. 보름달을 보기는커녕 각자 자기의 삶을 살아가기에 바쁘고, 소중한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대화하기는커녕 얼굴이라도 보면 다행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화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쥐불놀이를 금지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도 막고, 심지어는 더위를 팔 때 직접 얼굴을 보는게 아니라 핸드폰으로 파는,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보름이라고 여전히 많은 집에서 오곡밥을 만들기는 하지만, 대다수 가정이 이날이라도 옹기종기 함께 앉아서 식사하지 못하고 시간이 되면 먹고, 시간이 되면 안 먹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이게 뭐가 문제인가’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러한 모습이 바로 ‘이런 작은 부분에서조차 서로간의 만남, 특히 이익을 따지기보다 그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삶을 나누는 그런 만남을 잃어버린 우리 세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바쁘게 사는 동안, 우리는 이웃과, 친구와, 심지어 가족들과 형식적으로 인사하고 형식적으로 안부를 물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혹시나 어떤 힘듦이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그랬던 우리의 무관심들이 한때는 개인의 발전과 경제 발전을 이루었지만, 그러는 사이에 어쩌면 옆에 있었을 우리 이웃들, 특히 자녀들이 방치되고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았던 일이 최근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서로에 대한 만남, 관심, 따뜻한 시선’을 회복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진심 어린 인사를 이웃에게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의 따뜻한 인사로 서로에 대한 관계를 회복한다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을 밟으며 살고 있는 튀르키예의 아픔이 하루속히 진정되고 해결되기를 함께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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