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우리의 삶은 문제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었던 영국의 현대 철학자 칼 포퍼(Karl R.Popper: 1902~1990)는‘모든 생은 문재해결의 과정이다. 모든 생물은 실력이 좋든 형편없든, 또 성공하든 못하든 간에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벌명가 겸 전문가들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인간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순간마다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것과 동시에 문제가 크든 작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문제해결을 위한 의사결정은 경영자나 리더들의 일상이다. 대안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순간은 타이밍이다. 잘못을 사과하는 타이밍조차 어긋나면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누구에게 도움을 주는 일도 필요할 때 고마움이 배가된다. 비즈니스도 공격과 방어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경영전략을 만든다. 전쟁도 마찬가지이다. 러시아의 예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넘어도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16만3천명이상이 전사헸다. 우쿠라이나 전쟁은 계절적 요인이 거의 전투의 승패를 좌우한다. 
10월초의 장마철과 3월말의 해빙기에 땅이 뻘처럼 늪지로 변하는 라스푸티차가 된다. 탱크나 장갑차의 이동이 극히 어렵게 된다. 타이밍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침공을 했던 러시아군은 고전은 예상된 일이다. 타이밍 경영은 적시 경영이다. 예를 들어 야구에서 주자가 누에 나가 있는 상태에서 공을 쳐서 타점을 올리는 안타를 적시타(適時打: timely hit)라고 하는데 경영도 투자의 적시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에서 시작한 저스트인 타임(Just in time)생산방식이 있다. 고객이 필요한 제품을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양만큼 공급한다는 적시생산방식이다. 오늘날 스마트 팩토리의 개념은 이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고객의 주문에서 재료의 구매, 자원의 투입, 생산과 공정관리, 품질관리, 납품까지의 일련의 생산활동이 컴퓨터와 로봇시스템에 의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타이밍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과 관련이 있다. 갈증이 심한 사람이 물을 마실 때 첫 모금에서 느끼는 만족감은 최고이다. 그 다음 모금부터는 마실수록 효용이라고 말하는 만족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이치는 삶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서 볼 수 있다. 사랑도 예외가 아니어서 첫만남이 잊혀지지 않는다. 
효용이 가장 높은 시점에 대안을 실행할 때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MBN의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했던 황영웅은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우승후보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그의 학창시절 했던 문신과 학폭논란에 하차하고 말았다. 논란이 시작되었을 때 바로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함께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인생 최고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구약성경의 전도서에는 ‘모든 일에는 기한이 있고 천하의 모든 일이 다 때가 있다“고 했다. 주나라 문왕이 왕사인 태공 여상에게 영토를 지키는 수토(守土)에 물었다. 여상이 답하기를 월중필혜 조도필할 집부필벌(月中必慧 操刀必割 執斧必伐)이라고 했다. 해가 높았는데도 말리지 않는다면 때를 잃는 것이고, 칼을 잡고도 베지 않는다면 좋은 기회를 잃는 것이며, 도끼를 들고도 찍지 않는다면 도적이 이를 것이라는 의미이다. 
두 잎새일 때 따버리지 않으면 나중에 도끼를 쓰게 된다(양업불거 장용부가(兩葉不去 將用斧柯)는 말도 있다. 역시 타이밍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잠언에서 솔로몬왕은 지혜중의 지혜는 때를 잘 아는 것이며 또한 때를 따라서 분별할 줄 아는 사람이 제일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작가인 다니엘 핑크(Daniel H,Pink, 1964~)는 쫓기지 않고 시간을 지배하는 타이밍의 과학적 비밀‘언제할 것인가’라는 책을 썼다. 타임밍은 우리의 삶에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영향력과 위력을 지닌다. 타이밍은 인생의 전부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는 하루에 깨어 있는 16시간을 생산성의 절정과 바닥, 반등의 세 가지 타이밍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집중력과 분석이 필요한 의사결정은 생산성이 절정인 오전 11시까지 하고, 바닥인 오후시간에는 단순업무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연구를 통해 튜크 의료센터에서 9만건의 수술을 분석했는데 오전 8시에 비해 오후 3시에 수술을 하면 치명적인 마취실수가 3배가량 높았다고 한다. 살을 빼려면 아침일찍 운동하고 근육을 키우려면 저녁에 하라고 한다. 그리고 매일 틈틈이 자주 짧게 움직이면서 쉬는 것이 길게 쉬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고 한다. 
타이밍 경영은 정치이며 예술이다. 정치적 행위의 타이밍을 놓치면 지지기반을 잃기도 하고 적시타를 날리면 상상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언제가 타이밍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의외로 간단하다. 편견과 선입견의 틀에 갇힌 동굴을 벗어나면 때를 분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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