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동화작가>

안산신문이 창간 34주년을 맞았다. 4월 27일, 한양대학교 게스트하우스 3층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21회째 안산상록대상 시상식도 갖는다. 귀한 자리이다.

오래전, 아이들과 서울 광화문에 자리한 신문박물관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신문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해준 박물관이었다. 신문의 역사, 세계의 신문, 신문과 사회, 신문 제작, 신문과 문화 등 신문에 대한 이해와 친근감을 높여주는 기회였다. 특히 아이들에겐 신문 만들기 체험의 장도 있어 신문을 오래 생각하게 만든 소중한 견학이었다.

추억 속의 신문박물관 견학이 느닷없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온갖 어려움 속에서 한 호도 거름 없이 34년 동안 신문을 발행해 온 안산신문이기 때문이다. 두말 필요 없는 안산의 자랑, 안산지역의 가장 역사 깊은 신문이다. 안산뿐만 아니다. 전국의 여느 지역신문도 안산신문의 오랜 역사를 따라오는 신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안산신문은 1989년 4월 26일, 안산지역 최초의 주간신문으로 창간되었으며, 당시 타블로이드판 8면으로 발행을 시작하였다. 지역주민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안겨준 큰 선물이었다.

지역신문의 역할은 지역사회 내의 정보교류와 여론 수렴의 장으로서뿐만 아니라, 비평을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 지금까지 안산신문은 안산시의 현안과 문제점을 도출하고, 내재된 주민 역량을 한군데로 모으는 데 많은 기여를 해왔다. 그동안 지역사회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선도자 구실을 해 왔다.

또한,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 중심의 참 언론으로 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최고의 명품 신문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안산의 신문 중 최초로 한국지역신문협회에 가입하였고, 안산교육지원청과 공동으로 ‘교육환경 개선하여 우수학생 안산 유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안산 교육을 발전시키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그야말로 안산 언론사에 한 획을 그은 신문이다.

지역에서 신뢰받는 신문이 되려면 흔들리지 않는 사명감으로 옳고 그름에 의해서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안산신문이야말로 안산지역 여론의 중심축 구실을 해왔고 지역민의 눈과 귀 역할을 충실해 해왔다. 사설이 그 대표적이다. 정치적 이념에 흔들려 국민에게 지탄을 받는 중앙지와는 격이 다르다. 옳고 그름을 정확히 짚어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안산시를 넘어 우리나라를 걱정하는 사설도 믿음직스럽다.

신문의 내용도 읽을거리가 무척 다양하다. 오피니언이 그중에 속한다. 명실상부 그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가 집필하고 있다. 또한, 부설 안산시민아카데미를 인가받아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6기 수강생들이 다양한 강의를 받고 있다. 안산시민아카데미 수료생들이 현재 6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그 수료생들이 안산의 발전을 위해 제각기 맡은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 또한 있는 법, 타 신문사의 안산신문 제호 무단 사용 건으로 소송까지 해야 하는 힘듦도 있었다. 뻔한 결과, 승소했지만 그에 따른 물질적 정신적 아픔이 아직도 배어 있다. 그래서 이번 창간 34주년을 맞는 감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깊고 절실하다.

안산신문의 초대 회장은 박유식 씨였다. 이어 이재택 회장, 조원칠 회장을 거쳐 현재 하학명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사옥도 많은 이전이 있었다. 초창기 일동의 사무실에서 원곡동으로, 다시 광덕4로에서 현재 광덕1로에 위치한 강우빌딩 사옥에서 신문사 운영을 하고 있다.

신문의 어려움은 해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각종 뉴미디어, 그중에서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SNS의 출현은 신문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구독률은 급강하하고, 광고도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폐간과 휴간을 하는 지역신문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래도 안산신문은 우직하게 뚜벅이 걸음으로 미래를 향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안산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 언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온 안산신문이다. 4월 27일, 창간 34주년을 맞는 기념식이 어느 해보다 멋진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안산신문의 발전을 외치는 함성과 격려의 박수가 우레처럼 흘러넘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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