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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과 빙수
  • 안산신문
  • 승인 2023.05.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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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만약 여러분이 음식 장사를 하신다면, ‘국밥’과 ‘빙수’ 중에 어떤 것을 판매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어떤 것이 되었든, 먹는 사람들이 행복한 음식을 판매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의 취향이긴 하지만,) 제가 생각한 것은 바로 ‘국밥’과 ‘빙수’입니다. 생각해보면 ‘국밥’과 ‘빙수’는 한 그릇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푸짐한 국밥 한 그릇은 배가 고픈 사람들에게, ‘든든함’으로 행복을 줍니다. 그리고 푸짐한 빙수 한 그릇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시원함’으로 행복을 주죠.
  그런데 조금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장터에서 판매하는 국밥의 가격은 1만원이 넘어가면 사람들에게 비싸다는 말을 듣습니다. 반면에 호텔에서 판매하는 빙수의 가격은 10만원이 넘어가도 더욱 사랑을 받죠. 그냥 액면가로 보면 호텔 빙수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쌉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가 음식에 갖는 기대감과 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국밥을 ‘서민음식’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다 보니 ‘국밥은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만원을 넘기가 어렵습니다. 이와 비슷한 게 일본에도 있다고 합니다. 바로 ‘라멘 1000엔의 벽’입니다. 아무리 라멘을 고급스럽게 만들어도 1000엔이 넘어가면, 사람들이 지갑 열기를 망설인다는 것이죠. 이처럼 나라들마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은 동일한 ‘가격 장벽’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호텔에서 판매하는 빙수에는 소위 말하는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그 빙수를 먹음으로, 평소에는 이용할 수 없었던 호텔을 경험했다’고 느끼는 것이죠. ‘스몰 럭셔리’라고 불리는 작은 사치를 통해, 자신이 더욱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SNS에 그 사진을 올리면서는, ‘나도 이 빙수를 먹는 사람들과 동일한 삶을 산다’는 만족을 얻습니다. 이것을 “파노플리 효과”라고 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은 호텔 빙수에 그만한 가치를 부여하는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은 물건 그 자체를 넘어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호텔에서 먹는 빙수의 가격이 10만원을 넘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호텔이라는 가치를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또 작년 9월에 한 골프공이 미국 온라인 경매에서 약 2천4백만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골프공 하나가 저 가격에 팔린다는 것이 말이 될까요? 사람들은 말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골프공은 경매 당시 무려 114년 전에 만들어진, 역사가 깊은 골프공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 물건 너머에 있는 역사라는 가치를 본 것이었죠.
  물건만 그런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인생을 주목하는 기준도 똑같습니다. 우리는 흔히 인생의 성패를 이야기할 때,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냐?’ 혹은 ‘무엇을 이루어냈냐?’ 이런 스펙의 요소를 중시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오랫동안 존경받는 사람을 보면, 결국 가치를 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모차르트나 베토벤, 슈베르트 등은 음악의 형식을 만들고 트렌드를 바꾸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위대한 음악가로 남아 있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우리의 인생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나요? 우리는 나의 인생을 통해서 어떤 가치를 전하고 있나요? 지금이라도 가치를 갖는 인생으로, 내 삶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지금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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