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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뼈다귀
  • 안산신문
  • 승인 2024.05.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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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스타이그 / 비룡소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신인 동화 작가가 된 경기도 안산에 사는 시민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학부모께서는 ‘내가 가진 멋진 물건이나 멋진 친구’를 바로 떠올려볼 수 있나요? 바로 떠올리신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동화 속 인물인 ‘펄’도 아주 행복한 돼지입니다.
 펄은 학교가 끝나고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어른들은 구경하고, 숲에서 봄을 온몸으로 느끼는 낭만 소녀 돼지입니다. 그런 펄이 작은 뼈다귀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말하는 뼈다귀라니, 그냥 넘기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는 놀랄만한 캐릭터죠. 어린이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물건이고요. 
 말하는 뼈다귀가 소녀 돼지와 친구가 된다고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소녀 돼지가 나온다면 소년 토끼라든가, 소녀 거북이 정도가 상대 인물로 적합하지 않나요? 아니면 마법 지팡이라든가, 요술 피리라든가……. 이런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딱딱한 뇌 때문에 제가 등단하는데 오래 걸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 이제 시적인 감수성을 열고 동화를 읽을 때 아이와 같은 마음이 되어봅시다.
 <멋진 뼈다귀>는 1977년 칼데콧 명예 도서로 선정된 그림책입니다. 칼데콧 상은, 1938년부터 시작한 미국의 문학상으로, 뉴베리 상과 같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이니 책 표지에 ‘칼데콧 상’이라는 글자나 금박, 은박의 동그란 메달이 붙어있다면 고민 없이 사랑하는 우리 자녀를 위해 집어보셔도 됩니다.
 작가인 윌리엄 스타이그는 이미 1969년 칼데콧 상과 1976년 뉴베리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대중들에게는 <슈렉>으로 유명하고, 그림책을 꽤나 읽는 아이들에게는 작가 이름은 모르더라도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과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이라는 책을 말하면 알 것입니다. 저는 <아모스와 보리스>라는 책을 제일 좋아해서 수십 번 읽었고, 아직도 읽고 있습니다.
 아, 감정이 풍부한 친구들에게 <멋진 뼈다귀>를 읽어주다 보면 무서워할지도 모릅니다. 펄은 주변은 세심하게 보는 자세로 ‘말하는 뼈다귀’를 만나지만 그 후로는 나쁜 강도들을 만나고, 여우에게 잡아먹힐 위기로 몰리기까지 합니다. 어린이가 보기에는 작가의 그림 솜씨가 너무 실감 나서 눈물을 흘릴지도 모릅니다. 저도 후반부로 갈수록 마음이 콩닥콩닥한 걸요.
 “넌 내가 오랫동안 꿈꿔 오던 것하고 똑같아. 어리고, 통통하고, 또 살도 연하고. 넌 오늘 내 저녁밥이 되어줘야겠다.”
 여우의 집까지 가는 동안 그려진 그림은 으스스합니다. 이파리 하나 없는 나뭇가지에는 동그란 튜브 같은 것이 걸려서 덜렁거리고, 빈 병과 망가진 우산, 쓰레기와 이면지, 찌그러진 깡통, 그리고 먹다 버린 뼈까지……. 아이들에게 정말 섬뜩합니다(보통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그림을 잘 보거든요). 여우는 집에 다다르자, 펄과 뼈를 빈방에 넣고 문을 잠가 버리는데, 펄이 얼마나 안쓰러운지 모릅니다. 
 “차라리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 (중략) 펄은 뼈를 꼭 껴안고 말했어요.
 “뼈야, 무슨 말이든 해 줄래?” 
 “넌 정말 소중한 친구야.” 뼈가 말했지요.
 “아, 너야말로 소중한 내 친구야.” 펄이 대꾸했어요. 
 곧이어 딸그락딸그락 열쇠 소리가 났어요.
 펄과 뼈, 그리고 여우는 어떻게 될까요? 제목이 ‘멋진 뼈다귀’고, 원제는 ‘The Amazing Bone null’이니까 어메이징한 뼈의 활약을 기대해 봐도 좋겠지요? 따뜻한 가정의 달에 펄처럼 낭만을 안고, 우리 아이와 함께 윌리엄 스타이그의 동화 속으로 여행을 가보시면 어떨까요?

김아름<혜윰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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