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는 ‘신안산선’ 유치를 두고 제기되는 지역적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보자는 취지로 좌담회를 마련했다. 지난 20일 열린 좌담회에는 성준모 안산시의회 의원, 홍장표 신안산선유치 추진위원장, 류홍번 안산YMCA 사무총장, 정용기 안산시 교통정책팀장이 참석했다.

신안산선 노선유치 문제는 향후 안산시의 미래를 결정짓는 굵직한 현안이라는 것에 공감했기에, 토론은 열기로 가득했다. 특히 노선유치를 두고 인근 시흥시와 치열한 신경전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안산시로 노선을 끌어오기 위한 방안에 논의가 집중됐다. 때로는 구체적인 안산통과 구간을 두고 ‘소지역주의’적인 의견이 갈리기도 했지만, 참석자들은 신안산선을 유치하는데 있어 소모적인 ‘민민갈등’이 확산되거나 대립의 골이 깊어져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중인 광역철도망 사업의 일부 구간을 변경해 안산시와 시흥시가 서로 ‘윈-윈’하는 쪽으로 신안산선 유치를 둘러싼 두 도시간 갈등국면의 해법을 찾자는 대안도 제시돼 향후 논의과정이 주목된다.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순 없지만 일단 안산과 시흥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이에대해 물밑 조율에 나설 경우 신안산선 노선문제로 증폭되고 있는 두 지역간 이해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용기 : 6월말까지 신안산선 노선에 대한 용역을 마무리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변화는 거의 없다. 하지만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안산시와 시흥시가 각자의 노선안을 제안해 이의 수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결정에 큰 영향으로 작용할 것 같진 않다. 노선유치를 위해선 논리적 대응이 필요하다.

류홍번 : 신안산선은 개별노선의 문제로 보지말고 안산의 100년대계 교통망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노선의 정합성, 타당성을 검증해 봐야 하는데 안산시 제안노선이 설득력이 있다. 시화호를 축으로 시화MTV, 사동 89·90블럭 개발, 송산그린시티사업 등 장기 도시재편 측면에서 볼 때 안산을 연계하는 노선이 돼야 바람직하다.
다만 안산 통과구간은 지역적 입장차이로 주민들이 서명에 나서는 등 갈등 우려가 있어 정치적 이해관계와 공공의 문제를 분리해 판단하고 합리적으로 풀어야 한다.

성준모 : 안산시가 제시한 노선안은 문제가 있다. 안산시로 노선을 유치하자고 총론이 모아졌는데도 단일안을 마련한 것은 안산 서부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됐다. 집행부가 이를 제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류홍번 : 안산통과 노선의 경우 타당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정합성과 미래 도시발전 등을 감안해 최적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간 서명운동 등은 주민들의 단순한 의견전달 수준이 아니다. 지역적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인들이 이를 풀어야 한다.

성준모 : 최적노선안을 내려면 충분한 여론검증과 주민설득이 사전에 필요했는데 이 과정이 부족했다.

홍장표 : 추진위의 입장은 안산시, 시의회의 의견과 동일하다. 시흥시와 안산 서부지역 주민들이 제각각 노선유치에 뛰어든 상황에서 안산시가 제안한 노선안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추진위가 활동에 나서게 됐다.

류홍번 : 갈등이 커지면 안된다. 취지가 옳더라도 조직적 체계를 갖춰 제각각 활동하다 보면 취지가 왜곡되고 지역적 분열이 발생할 수 있다.

홍장표 : 정부입장에선 시민 요구안 보다 예산에 짜맞춰 철도망을 건설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적 이기주의가 아니라 서로 의견을 내서 합의점을 찾자는 것이다.

정용기 : 너무 노선문제로 논의가 흘러선 안된다. 노선은 변수가 많고 갈길도 멀다.
류홍번 : 주민간 갈등이 격화되기 전에 이를 수습하고 합리적으로 풀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협의구조가 필요하다. 지역현안인 만큼 시민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자.
성준모 : 노선은 첨예한 사안이다. 노선유치는 이번 도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통된 공약이기도 하다. 시흥~선부동을 연계하는 쪽으로 노선을 유치하는 것을 시흥시쪽과 연대하거나 물밑 논의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정용기 : 노선안은 국회의원의 합의가 절대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노선안 협의를 제안도 했지만 잘 안돼 안타깝다. 이게 안되다보니 시의회가 단일안을 낸 것이다.

홍장표 : 주민들이 요구사항을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에따른 실익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균열 요인은 자제해야 한다. 안산시와 시흥시간에 윈-윈 할 수 있는 대안모색이 필요하다. 기존 수인선 노선을 시흥시청을 경유하는 쪽으로 변경하면 양측의 갈등이 해결될 수 있다. 선부동 등 안산 서부지역 주민들의 이해관계도 충족시키기 때문에 이 문제를 시흥쪽 정치권과 논의하겠다.

정용기 : 최근 제기된 신안산선의 경전철로의 사업방식 변경 논란은 국무회의에서 제안설명이 있었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 기획예산처와 건교부 입장도 서로 다르다. 내년 총선과 맞물려 신안산선 사업추진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류홍번 : 안산-시흥시간, 안산 주민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면 대안 노선안을 정치권이 논의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주민간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정치인이 노선문제를 부추기지 말고 신중한 대응자세를 보여야 한다.
■ 수인선 변경 제안노선 내용과 배경은

홍장표 신안산선 유치추진위원장이 제시한 수인선 변경안은 수원~안산 중앙역~성포를 거쳐 시흥 목감~시흥시청~월곳을 지나 인천으로 연결되는 노선이다. 기존 중앙~공단역~오이도~인천으로 연결되는 노선을 안산과 시흥지역 중심부를 지나도록 바꾼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안산과 시흥시, 안산 서부와 동부지역 모두 교통연결망이 편리해져 신안산선 유치를 둘러싼 갈등국면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는 게 홍 위원장의 설명이다. 즉 인천~월곳~시흥시청~중앙역~수원으로 연결되는 쪽으로 수인선이 들어서면 시흥시청을 중심으로 한 철도망 구축을 요구하며 신안산선 유치에 나선 시흥시의 이해관계가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이런 수인선 변경노선안은 여의도~광명~목감을 거쳐 수인선 구간인 성포~중앙역을 연결시키면 안산시가 제안한 신안산선 노선안과도 맞아 떨어진다. 게다가 안산 서부권 역시 소사~원시선을 이용하면 선부역에서 시흥시청을 환승역으로 활용해 인천, 서울, 수원방면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철도망이 구축되는 것이어서 지역내 갈등도 ‘봉합’이 가능하다. 명분과 실익면에서 안산과 시흥 모두 ‘윈-윈’이 가능한 광역철도망 구상인 셈이다.

문제는 노선안 변경에 따른 사업지연 등의 부담감을 어떻게 해결하는가다. 수년에 걸친 진통 끝에 결정한 수인선 노선을 다시 바꾸는 것에 정부가 쉽게 동의할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최근 신안산선 노선안이 경전철로의 사업방식 변경 검토 등 ‘암초‘에 부딪치면서 사업추진 시기가 당초보다 1~2년 정도 지연될 가능성도 있어 이 과정에서 수인선 노선변경안에 대한 논의가 불붙는다면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은 것도 아니다. 정치권 입장에서도 내년 총선을 겨냥해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이기도 하다.

홍 위원장이 “안산·시흥시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이 문제에 관해 깊이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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