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시가 추진하려고 하고서 뒤늦게 이를 취소하는 것은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무원 내부는 물론 외부의 어떠한 압력이 없다면 공무원 스스로 개정한 내용을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리면서까지 연기하려는 데는 분명 문제가 있다. 단순히 수정할 부분이 많아서 연기한다는 담당 공무원의 변명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행위다.
▶추진경위=안산신도시 1단계 도시설계 지침에는 시설보호지구중 공용시설보호 지구안에서는 단독주택과 숙박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등 16개 항목을 제한하고 있다. 단 문화 및 집회시설 가운데 공연장과 전시장 예식장 등은 제외한다고 돼있다.
그러나 시는 지난해말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하면서 예식장이 들어서는 것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민원인들은 도시설계에는 허용하면서 조례로 묶는 것은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개정을 요구하며 민원을 제기했다.
시의회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 논란이 제기됐다. 올 6월 열린 93회 정례회에서 모의원은 『토지구입 당시에는 예식장이 가능했으나 이를 묶는 것은 재산권 침범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담당과장은 표준 조례안을 만들면서 규정검토가 소홀했다고 시인했다. 그리고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다시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취소배경=시는 그 이후 도시계획조례안을 개정해 입법예고에 들어갔으나 갑작스레 취소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시가 돌연 조례안 내용을 삭제키로 한 배경에는 모 지역신문에 불거진 특혜의혹 제기가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에는 『특정건설업체 봐주려고 조례개정을 시도한다는 의혹』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리고 건축주와 건설업체가 도급계약을 맺으면서 별첨 특약사항을 맺은 것은 상식 밖의 내용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담당부서는 조례개정을 취소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부서 및 민원인 반응=담당 부서는 이 같은 조례를 개정하는데 공감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관련 관계공무원들도 도시설계 지침과 조례가 일치하지 않은 것은 행정상의 착오로 해석하고 있다. 충분한 검토없이 조례가 제정됐다는 반응이다. 감사부서도 이 문제와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부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담당부서는 조례개정을 기피하고 있다. 만약 이 조례안이 올라가면 피곤하다며 취재자체도 꺼리고 있다.다만 안산의 전반적인 조사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일괄적으로 개정하겠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민원인들은 분양당시에는 예식장 영업이 가능했는데 갑자기 불허하는 것은 특정업체에 특혜를 제공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잘못된 조례안을 바로 잡는 행위가 특혜라면 이는 기존 특정업자에게 역특혜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 스스로 개정을 추진해놓고 도중에 이를 제외시킨 것은 외부 압력이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의 이 같은 입장변화는 올바른 행정행위로 볼 수 없다. 시 행정이 올바르다면 특정인이 제기한 특혜의혹은 문제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시가 이 내용을 제외시키는 것이 더 큰 의혹과 또다른 특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기준 기자 gijun@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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