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4남매를 사랑과 희생으로 키워주신 어머님. 고통스런 암과의 투병 끝에 1년전 세상을 떠나셨지만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자신보다는 4남매 걱정에 눈물 흘리시던 당신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10월26일 초지동 바이킹부페. 초지동 주민자치위원 유미경씨가 ‘어머니’를 그리며 쓴 애절한 편지를 직접 낭독하는 순간, 어르신들의 눈가엔 어느덧 촉촉한 물기가 흘렀다.

초지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서성학)는 이날 어렵게 혼자 생활하는 만 70세 이상 어르신 35명을 초청해 정성 가득한 생신잔치를 열었다.

20여명의 주민자치위원들은 어르신들께 큰 절을 올리고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마련한 생활필수품 등 선물도 전달했다. 초지동에서 주민자치프로그램으로 고전무용, 사물놀이 등을 배우고 있는 주민들은 흥겨운 공연으로 생신잔치 분위기를 돋았다.

초지동이 이처럼 지역 어르신에 대한 ‘효 잔치’를 여는 건 올해로 세 번째. 지난해엔 영정사진을 무료로 촬영해 전달하는 등 어르신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다.

10월에 생일을 맞아 이날 생신상을 받은 최석모(86) 할머니는 “혼자 살면서 항상 외로움을 많이 느꼈는데 풍성한 생일상을 받고 보니 너무도 행복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 인터뷰/ 초지동 주민자치위원회 서성학 위원장


“훈훈한 정과 사랑의 가슴으로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을 ‘부모님’처럼 껴안고 공경하는 마음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매년 합동 생신잔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3년째 초지동 어르신들에게 생일상을 차려주고 있는 서성학 주민자치위원장(사진)은 “사랑을 나누면 행복과 기쁨이 두 배가 된다”며 환한 웃음을 내보였다.

그래서일까. 주민들과 훈훈한 정을 나누는 것에 항상 헌신적이다.

지난해 연말, 주민자치위원회 차원에서 기금을 모아 홀몸노인 18명의 영정사진을 찍어 전달했고 올 봄부터는 쓰레기로 뒤덮여 흉물스럽던 관내 나대지 약 560㎡를 개간해 주말농장으로 바꿨다. 이곳에서 수확한 열무, 상추, 고추 등 채소 20박스는 지난 8월 불우이웃과 나눴다.

서 위원장과 주민자치위원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심은 배추 1천여 포기를 11월 중순쯤 수확하면 김장을 담아 저소득층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4월엔 전남 영광군 군남면과 자매결연을 체결해 도농간 이익증진을 꾀하고 있다. 여름방학때 안산 청소년들이 군남면에서 소중한 농촌체험을 했고 추석땐 안산에서 굴비 등 영광군 특산품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내년엔 주민들이 서로 한마음이 되는 초지동 축제 한마당을 개최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서 위원장은 “어르신을 공경하고, 어려운 이웃을 먼저 챙기는, 훈훈한 정이 넘치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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