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중국에서도 전에는 모든 사업이나 교육정책이 당이 우위였으나 5~6년전 전인대의 결단으로 경제개발 및 교육투자에 최우선순위를 두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학교장실 옆방에 시당부책임자가 상주하는 것은 학교장의 업무추진이나 행정업무를 그야말로 거당적으로 돕고 지원하기 위해서 나와 있다고 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같으면 부시장격이 학교장 옆방에 앉아서 학교의 모든 재정관계와 제반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사실 8중학교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교장을 중심으로 전체 교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오로지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위해 매진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우선 학교직원조직부터가 그랬다. 교장실에 붙은 교직원조직표에 의하면 교장을 중심으로 4명의 부교장이 근무하고 있었고 그 밑에 우리의 교수부장격인 교학과장 교무부장격의 총무과장이 있으며 그 밑에 당부주임이 시차원의 지원을 위해 파견되어 나와 있었다. 부교장은 차기교장서열순으로 업무가 분담되어 있었다. 학사일정·출결사항·성적사정·재정관리 등 각 부교장마다 고유업무가 있으면서 상호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고 각 부교장 밑에 행정지원업무 직원들이 배속되어 있으며 이들의 총괄을 위해 교학·총무과장이 진두 지휘하고 있었다. 일선의 교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이외에는 잡무를 하지 않는단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선교육시스템인가.
중국교육경쟁력은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것 같았다.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 사분 오열된 우리의 교육현실을 생각하면 이제 그들이 우리를 앞지를 날은 채 10년이 남지 않았다고 필자는 생각하였다.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교원임기단축을 개혁의 전리품으로 내세우고 밤낮 공방만 일삼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다음날은 학교수업을 참관하면서 많은 교내시설을 둘러보았다. 2800여명의 학생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우선 도서관의 규모와 운용에 관해 입이 벌어졌다. 전담도서관과 사서들이 따로 있고 학생들은 자유롭게 서적들을 대여받고 있었으며 직원들은 학생들을 위해 종종걸음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또한 컴퓨터실 및 과학기자재실 등의 규모나 질은 우리를 능가하고 있었다.
임동균/원곡고등학교 운영위원장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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