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이 보고, 듣고, 배울수록 그 말에 101% 공감하게 됩니다. ‘나만의 것’.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우주상의 오직 하나의 것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예술가들의 최종 목표죠”

정지석(鄭址錫·57세·사진)이 돌아왔다.

꽃, 나비, 새, 인간이 서로 소통하며 세상을 이뤄나가고, 인간은 자연 앞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알리고 싶다며 1년여의 ‘작업’를 마치고 ‘그’가 컴백(comeback)했다. 컴백 장소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제1관.

‘자연의 노래전’으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개인전을 연 정지석 화백은 예전의 대작만 그리던 모습과는 또 다른 소품(그림의 크기가 작은 그림)으로 50여점 작품을 가지고 팬들을 찾았다. 화려한 색감이 도드라졌던 작품들의 설명을 부탁하자 “화가는 미술 작품으로만 말해선지 작품 설명이 힘들다”고 말한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 어려웠다.

“꽃과 나비는 소통하고 있습니다. 서로 대화하고 있어요. 인간과 자연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인간은 자연 앞에 한 없이 작아요. 출품작 중 ‘회오리소리’의 학은 인간은 표현하고 있어요. 거대한 자연에 역행이 아닌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예요”

그의 이번 작품들에는 색의 화려함을 느낄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며 세계가 형성돼 나감을 정 화가는 마띠에르(Matiere) 기법을 사용해 표현했다. 여기에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색(노랑색,파랑색,붉은색,흰색,검정색으로 한복이나 무당이 굿을 할 때 입었던 옷에서 볼 수 있다)을 기본으로 한 ‘서양화의 한국색 접목’을 시도했다. 그의 ‘또’ 다른 도전이다.

그는 창작에 목이 마르다. 30년 넘게 그림을 그렸지만 개인전이 16번째인 것도, 탐구와 고뇌에 시간을 소요했기 때문이다. 세계를 돌며 부딪치고 넘어지며 교감해 오늘까지 왔다. 한때는 안산의 ‘향토작가’라는 닉네임을 얻었던 것도, 안산유적과 풍물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그림을 그렸던 초기에는 구상의 작품을 그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구상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聖人) 말씀이 맞아요. 행복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고, 정도(正道)가 가장 최선이란 말이요” “창작인들은 창작이 가장 제일이고 우선이예요. 모방이 아닌 ‘나’의 것, 세상과 우주에 오직 ‘하나’ 있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 하지만 좋은 작품은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 겠죠. 그래도, 어렵나요?”

김미연 기자  bluepe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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