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선진국에서는 ‘공공디자인’이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하지만 한국은 서울을 시작으로 진행된 지난 2~3년이 처음이다. 그래서 기고를 통해 생소했던 많은 독자들이 ‘공공디자인이란 이러한 것이구나’하고 알게 된 것 같다. 새로움으로 아직 이해가 부족한 독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해 달라.

홍승대 교수 그 동안 디자인은 개인의 영리를 추구하는데 이용돼 왔다. 그래서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미흡했다. 이러한 디자인의 개념을 인식과 생각을 바꿔 공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공공디자인이다. 그래서 공공디자인은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되어야 한다. 현재 안산의 시정목표인 시민행복론과 같이 그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생각이 우선되야 한다.

하재경 교수 그렇다. 모든 이들의 생각과 의견이 반영되는 디자인이 공공디자인이다. 그래서 기고를 통해 전문지식 전달이 아닌 ‘과정’의 중요성 알리려 했다.
‘과정’이란, 작은 공공 건축물을 증축 할 때도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 진행하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민의 합의’다. 예를 들면 호수공원 또는 시청 리모델링 시 ‘반드시’ 시민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공천 혹은 여론수렴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집에 작은 물건을 새로 놓을 때 가족의 의견을 묻는 것과 같이 도시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의 주인인 시민의견 수렴이다. 또한 시청, 구청 등이 공공디자인을 발주하는 클라이언트(client)인 만큼 그들의 업무능력이 좋은 도시를 만든다.

▲ Q 그렇다면 세계 또는 한국 내에서 공공디자인 적 측면으로 잘 구성됐다고 생각하는 도시는 어디인가. 그리고 안산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가.

홍승대 교수 일본 요코하마는 세계적으로 공공디자인 적 측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는 도시다. 그런 이유는 요코하마가 ‘과정’에서 최상이기 때문이다. 그곳은 관에서 도시 설계를 추진했지만 10년 이상 ‘민’을 설득하는 ‘과정’를 겪어 만들어졌다.

그래서 주민 개개인의 기억이 담겨있다. 한국은 나쁜 기억이 있는 곳은 모두 없애고 새로운 것을 건설하려 하지만 요코하마는 그렇지 않다. 나쁜 장소라고 기억됐던 곳도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장소일 수 있다. 요코하마는 그러한 ‘모두의 기억’이 담겨져 있는 도시다. 이처럼 ‘민’의 생각이 반영되야 한다. 그리고 한국내에선 아직 공공디자인적 측면에서 좋은 사례를 보이고 있는 도시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안산은 사람으로 비유해 어느날 훌쩍커버린 사람 같아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사람은 정상적인 성장과정을 보여야 하는데 갑자기 커버리면 허리나 관절이 약해서 단단한 모습을 지니지 못하게 된다. 안산이 그렇다.

하재경 교수 도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story)가 있다. 베네찌아, 독일 등은 그 나라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공공디자인 대상 중 가장 오래 지속되는 것이 건축물이다.
안산은 건축적인 요소에 시간을 담고 있는 것이 없다. 독일 등이 그것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모범적인 사례로는 유럽과 일본의 동경을 꼽고 싶다. 물론 ‘민의 합의’와 스토리가 담겨 있다는데 많이 중점했다.

그리고 한국내에서는 역사적 맥락을 잘 이어오고 홍보하며 간직해 온 경주와 서울을 들고 싶다. 반면 안산은 홍 교수 생각과 마찬가지로 하위라 생각한다.
안산은 너무 새로운 것에만 집착한다. 먼 과거가 아니라도 된다. 안산의 성장을 나타내는 것도 보존 대상이 될 수 있다. 안산은 이러한 모습이 없다.

▲ Q 공공디자인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또한 안산은 중간단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 대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하재경 교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잠시 중단하더라도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설득이자 홍보다. 그래야만 사업 시행 후에도 불만이 줄어든다. 불만은 예측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새로운 사업을 진행한다면 시민들과의 마찰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우선이다. 안산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안산을 기억할 때 무엇을 떠올릴까 생각해 주길 바란다. 전국 최초로 건설 될 돔구장인가? 최초란 말은 곧 2등이 있다는 것이다. 시민 의견 수렴이 최선이다.

홍승대 교수 90블럭 고층 아파트가 안산에 필요한가를 생각해라. 이런 사업은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잠깐의 시 홍보에 지나지 않는다.
안산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중앙동에 위치한 중앙하이츠를 가장 먼저 보게 된다. 중앙하이츠는 시 이미지와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도 역시 시민의견 수렴이 않 됐기 때문이다.

▲ Q 시민의 의견 수렴과 새로운 것 추구만이 아닌 전통과 과거를 살린 도시를 설계한다면 정주의식이 생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홍승대 교수 안산의 공공디자인과 부천의 공공디자인은 다르다. 요즘은 하나가 화제가 되면 모방하는 습관이 있다. 또한 이러한 모습을 각 시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 시민들의 의견 수렴이 우선돼 설계된 도시는 그 도시만의 색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디자인은 가장 독창적인 도시 건설이 가능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처럼 안산도 주민 의견이 반영된 도시 건설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가 되기 바란다.

하재경 교수 도시 건설에 있어 가장 전문가는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이다. 안산시에 거주하며 안산시 공기를 마시는 안산시민이 안산도시설계에 가장 전문가다. 파주 헤이리의 모델이 가장 좋은 케이스다. 이 곳은 법으로 인한 건축물 규제가 아닌 주민, 전문가 등이 소속된 건축물 외관 심사위원회가 심사한 건축물만 시행한다. 안산도 시민 모두의 의견을 수렴 할 수 없다면 헤이리처럼 시민 80%가 소속된 위원회을 구성해 안산만의 색을 나타내는 도시를 건설했으면 한다. 그래서 언젠가는 2위가 될 돔구장 건설이 아닌 역사책에도 남을 최초의 시민 의견 수렴 도시 ‘안산’이 되길 바란다.

최영석 기자  bluepe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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