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둔배미 배치기소리 전승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야. 그래서 내가 죽으면 이런 일이 계속 될지 의문이야. 안산시가 이런 전통계승에 관심을 갖고 체계를 만들어 관리해 주었으면 좋겠어. 그것 뿐이야.”

“내가 살아오던 곳에 역사를 알게 하고 소중한 것을 지속시키고 싶은 마음, 그게 전부야”
지난 18일 이른 저녁 안산문화원에서 풍물을 지도하던 천병희(82세·배치기소리 전승자·안산국악협회 부회장·사진) 할아버지를 만났다.

그는 안산의 옛 둔배미포구(현 안산시 초지동 공단역과 안산공과대학 사이에 있던 포구)에서 어부 일을 해 왔던 故 김석근, 홍봉산, 주장성에게 둔배미 배치기 소리를 배웠다. 현재 그가 둔배미 배치기 소리를 가르치고 있는 학생이 60여명이 있지만 실제 뱃 사람들에게 배운 이는 그가 마지막이다.

하지만, 현재 안산시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다.

“둔배미 공연 할 때 사용하는 배를 보관 할 창고라도 있었으면 좋겠어. 현재 그 배가 월피동 양궁장 지하 창고에 있는데 관리가 미흡해 걱정이야. 또 오래되고 부서져 많이 망가졌지. 내가 살아있을 때 다시 제작해야 세밀한 부분도 만들수 있을 텐데, 지원금이 없어서 안타까워…”

그는 현재 강서고등학교 자리에서 수 대째 살아온 안산 토박이다. 시의 지원도 없는 힘든 일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둔배미 공연 이야기를 다시 했다.

“안산의 역사를 알게 하고 싶어. 나에게 추억을 만들어준 곳의 역사를 알리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지.”

안산둔배미배치기소리의 ‘둔배미’는 둔전병 (고려·조선시대에 평시에는 토지를 경작하여 식량을 자급하고 전시에는 전투원으로 동원되는 병사)들이 경작하던 논배미가 있던 마을이라고 하여 둔배미라 했다.

이는 현 안산시 초지동 공단역과 안산공과대학 사이에 있던 마을 이름으로 둔배미포구는 안산지역에서 유일하게 전선과 중선이 드나들 수 있는 가장 큰 포구로 어업이 성행했다.

안산 둔배미 배치기소리는 안산의 옛 둔배미포구의 어부들이 어로작업을 하며 부르던 배치기 소리, 바디질소리, 서낭당고사 풍물놀이 등의 민속놀이로 구성된 옛 둔배미포구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대동놀이로 황해도 배치기와는 메김소리와 받음소리가 가락면에서 구분되며 경기도지역에서 유일하게 보존 전승되고 있는 경기 배치기 소리다.

김미연 기자  bluepe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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