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는 저에게 콩을 심으면 ‘콩’ 밖에, 팥을 심으면 ‘팥’ 이외 다른 것은 못 자라게 할 사람이라고 해요. 그래서 가끔 ‘원칙’만을 고집한다며, 나무라기도 하구요. 하지만 전 그런 말씀들이 좋아요. 콩을 심었을 때는, 반드시 콩을 거두잖아요.”
“사랑으로 보살펴 드리면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주시니, 이처럼 감사한 것이 또 있나요”
안산시립노인전문요양원 신임 장복란(58·사진) 원장.

2005년 7월 노인전문요양원 개원 전부터 이곳에서 입소자들과 함께 생활해 왔던 그녀는 그동안의 직장생활 중 요양원에서의 근무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한다. 이는 아이와 노인은 사랑하면, 사랑한 만큼 돌려주기 때문에 자신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이란다.

“이곳은 중증장애를 앓고 계시는 분들이 우선 입소하시기 때문에 손발이 불편한 분들이 많이 계세요. 눈도 침침하시고, 귀도 잘 들리지 않으시죠. 그래서 동작을 크게 해야 해요. 늘 어르신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구요.”

“하지만 언제나 답례로 환한 표정을 보여주세요. 그 모습에 저 역시도 늘 행복합니다.”

그녀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안산제일교회 권사로 활동 중인 그녀는 안산에 거주하기 시작한 1988년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아침을 새벽 기도로 시작한다. 그리고 기도를 마친 뒤 집에 돌아와 출근을 준비하고, 언제나 6시 40분이면 요양원으로 출발해 7시 30분, 요양원을 순회한다.

이런 생활이 2년 8개월. 그래서 이번 신임 원장 추천에 입소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징부터 식습관까지 상세히 알고 있는 그녀가 누구보다 제격이란 평가를 얻었다. “2008년은 논란을 거듭했던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복지기관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요. 요양원도 마찬가지구요. 재정의 부족으로 직원들의 급여 인하 등이 불가피하지만 봉사의 질은 ‘향상’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더욱 어려움이 많죠. 이러한 걱정으로 전임 전정희 원장님께서 요양원을 맡아 달라고 했을 때 처음엔 사양했어요. 제겐 너무 벅차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고훈 목사님께서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봉사를 실천하고 어르신들을 사랑하는 이가 맡는 것이 옳다면서요. 부족하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그녀는 요양원과 ‘외도’ 중이다. 남편인 전 피닉스총동문회장 홍일화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둔 가정의 안주인이지만 언제나 요양원을 말할 때는 “우리 식구들, 우리 어르신들”이라며 ‘가족’이라 표현한다.

“먼저 다가가는 봉사하는 안산시립노인전문요양원이 될 것입니다. 우리 식구들의 주소지는 이곳 안산시 상록구 사1동 1586번지, 안산시립노인전문요양원 이예요.” “우리 가족들 모두가 행복해 하는, 사랑이 넘치는 요양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 가족’이니까요.”

김미연 기자  bluepe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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