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선도는 책임과 믿음이 뒤따라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 때의 실수를 우리사회가 ‘왕따’ 시키기 보다 너그럽게 품어주는 포용력, 그리고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는 인간존중의 정신이 가장 중요하죠”

크고 작은 잘못으로 법무부 보호소년교육기관(소년원)을 다니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가출한 취약 청소년들의 ‘홀로서기’를 돕고 있는 (재)한국소년보호협회 김상호(58) 협회장. 평생을 청소년 선도에 헌신해 온 그는 ‘보호 청소년의 대부(代父)’로 불린다.

법무부에서 공직자로 30년 넘게 일해 온 그는 지난해부터 보호 청소년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자립기반을 갖춰 사회에서 홀로설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한국소년보호협회는 청소년의 비행을 예방하고 비행 청소년들의 안정된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무부 산하 청소년문제 비영리 공익재단.

1998년 12월 설립된 뒤 2005년 안산시(단원구 고잔동 529-2)로 사무실을 옮겼는데 김상호 협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협회장을 맡아 보호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사업을 맨 앞에서 이끌고 있다. 1975년 전주소년원에서 첫 공직을 시작한 후 부산과 서울에서 소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일생을 소년보호와 교정에 힘썼던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새롭게 내딛은 길이다.

무엇보다 보호소년교육기관 출신 청소년들의 재활을 위해 소기업 창업을 적극 돕고 있다. 푸르미카센터(의왕), 엔씨위즈(안산), 손톱예쁜걸(안양) 등이 대표적인데 법무부 교육기관에서 자동차 정비나 인쇄, 네일아트, 미용 등의 기술을 배워 자격증을 딴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거나 취업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 ‘창업 인큐베이터’다.

이런 교육기관 출신 두 젊은이를 지원해 창업한 인쇄·출판 업체인 엔씨위즈의 경우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성실성으로 월매출 5~600만원을 올리는 건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협회 사무실이 입주한 안산에 네 번째 창업기업으로 빵을 구워 파는 ‘오션베이커리’를 새로 열었다.

또 이들 청소년들이 보호소년교육기관을 수료하기 전에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청소년자립생활관’도 법무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중이다.

안양, 대구, 대전 등 전국 6개 자립 생활관에서는 모범 보호 청소년들이 1개월에서 많게는 1~2년까지 무료로 머물며 취업 교육과 진로 지도를 받고 있다. 김 협회장은 “자립 생활관은 의지할 데 없고 쉴 곳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보금자리다. 취업을 알선해 주거나 학교와 연계해 이들의 재범률을 낮추고 건전한 삶의 진로를 선택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보호소년교육기관 학생들의 소질을 개발하고 특기를 살려주기 위해 전국 소년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작품공모전이나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고 사랑의 안경 나누기 운동과 장학사업 등 보호소년 교육지원에 적극적이다.

협회가 운영중인 서울 강남 ‘일원청소년독서실’은 지역주민과 청소년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보호시설 청소년이나 소년소녀가장에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고 매달 모범학생을 뽑아 시상하고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인간존중은 곧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의미입니다. 보호 청소년을 마치 ‘전과자’처럼 낙인을 찍거나 선입견을 갖고 바라봐선 안됩니다. 한 순간의 실수를 ‘내 자식’의 일처럼 보듬고 품어주는 것이 비행 청소년을 선도하는 필요조건입니나”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가득 찬 그가 ‘보호 청소년의 대부(代父)’로, ‘온기(溫氣)를 전파하는 휴머니스트’로 더욱 빛나는 이유다.

부산소년분류심사원장, 부산소년원장, 치료감호소 소년보호부이사관을 거쳐 서울소년원장을 끝으로 2007년 4월 만 32년간의 법무부 공직생활을 마쳤다. 평생을 보호소년의 자립과 재활에 힘써 온 공로로 대통령 우수공무원 표창(1997년)과 홍조근정훈장(2007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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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년보호협회의 네 번째 창업기업인 ‘오션베이커리’가 24일 오픈식을 갖고 협회가 입주해 있는 단원구 고잔동 오션빌딩에 문을 열었다. 한국소년보호협회는 보호소년교육기관에서 창업과 관련된 기술을 배운 청소년들의 자립을 위해 창업보육기업을 운영중이다.

앞서 오픈한 자동차 정비업체 ‘푸르미카센터’(2002년), 인쇄출판업체 ‘엔씨위즈’(2003년), 네일아트업체 ‘손톱예쁜걸’(2006년) 등 창업기업에서는 법무부 보호기관 출신 청소년들이 실용적 기술을 연마하면서 사회 적응력을 키워가고 있다.

오션베이커리에서는 보호소년교육기관에서 제과제빵 분야 기능사 자격을 딴 김태호·배명재군이 정규 직원으로 일하며 꿈과 희망으로 구은 다양한 제과제빵을 판매한다. 특히 이들 청소년을 위해 이 분야 기능장 반열에 오른 이기범씨가 흔쾌히 오션베이커리 운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션베이커리는 KT&G가 취약청소년 사회정착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1억원을 기부해 마련됐다.
한편 이날 오픈식에는 지헌범 재단 이사장과 한영선 법무부 소년보호과장, 송화숙 안산대안교육센터 소장, 최성학 안산보호관찰소 소장 등 유관기관 인사들이 참석해 사회에 힘찬 첫 발을 딛는 보호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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