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업체인 오리엔탈기공(원시동 836-4) 정문앞에서 이 회사 소사장으로 일했던 진정용씨(45)는 밀린 납품대금 4천여만원의 지급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진씨가 오리엔탈기공에서 소사장으로 일을 시작한 건 97년 9월부터. 오리엔탈기공의 내부하청을 받아 페달부품을 생산하는 프레스 가공 사내외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오리엔탈의 무차별적인 납품대금 인하조치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0월 끝내 문을 닫았다. 97년 9월 공정당 30원(대형기준)하던 납품대금은 1년여만에 28원으로 떨어졌고 99년 부품거래 계약당시 26원으로 다시 인하됐다가 2000년에 들어선 22원대까지 일방적으로 인하조치된 것.
완성차기업인 현대기아의 무분별한 납품대금 인하 못지않게 이를 핑계로 단행된 1차협력업체의 무차별적 인하는 결국 하청업을 하던 소사장으로선 견디기 힘든 조치였다. 무차별적인 납품대금 인하는 단위시간당 생산량을 맞춰야 하는 소사장에겐 안전장치 없이 무리하게 작업을 하도록 강요했고 산재발생 증가 등 손실을 견디지 못해 결국 문을 닫게된 것.
실제 인하된 단가만큼 채산성을 맞추려면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프레스 작업의 안전장치인 양수버튼을 사용하지 못하고 풋스위치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8시간을 기준으로 근로자 1인 평균 3600공정을 소화했지만 단가가 낮아지면서 5000여 이상의 공정을 소화해야만 낮아진 단가만큼의 채산성을 맞출 수 있었다. 안전장치 없이 진행된 이같은 무리한 공정은 늘 안전사고의 불씨가 됐다.
"납품대금 인하라는 것도 내부하청인 소사장으로선 울며겨자먹기 식입니다. 대기업들은 신차종 개발비보존 차원에서 대금인하가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먹이사슬에 의한 불공정거래입니다"
현재 완성차기업의 1 2차 협력업체는 안산에만 약 800여곳 이곳에서 내부하청을 맡은 소사장은 2500여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모두가 완성차와 협력업체의 무차별적인 납품대금 인하에 시달리고 있는 셈.
99년부터 2001년 9월까지 오리엔탈측이 일방적으로 인하한 단가금액과 계약당시 금액과의 차액으로 발생한 대금 4천여만원에 대해 지급을 요구중인 진씨는 "불공정거래에 대한 민사소송 등을 통해서라도 하청업체에 대한 완성차의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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