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발전협의회와 안산발전 100인 추진위원회
천의원께서는 ‘안산지역 현안과 지역발전에 관한 여러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초당적인 협의체가 필요하다’며 ‘안산시장과 민간이 공동대표를 맡고 지역 국회의원들과 시·도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가칭 안산발전협의회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박의원님은 '안산의 미래와 희망을 논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가칭 안산발전 100인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안산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두 분의 제안은 명칭만 다를 뿐 내용은 대동소이하더군요.
이른바 안산발전전략은 4월 15일 박주원 안산시장과 안산지역 18대 국회의원 당선자 간의 오찬회동에서 천의원께서 제안한 것으로, 민․관이 함께 참여하며 소속 정당을 떠나 초당적으로 안산의 내일과 비전을 아우르는데 지혜와 의지를 모으자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석자들 중 달리 이의를 제기한 분이 없었다고 하니 어떻게 가시화될 지 지켜 볼 일이나, 제안한 두 분은 제안대로 시장은 시장대로 열심히 밑그림을 그리느라 그런지 아직까지 설계와 관련, 설왕설래는 들려오지 않고 있네요.
다만, 지난 1991년 우여곡절 끝에 반쪽짜리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4년 뒤인 1995년 6월 27일 온전한 지방자치제가 자리 잡기 시작한 지 13년 만에 ‘안산’이라는 이름으로 머리를 맞댄 셈이니, 서울 집중의 한국사회에서 지방분권시대에 지역 되살리기가 얼마나 만만치 않은 일인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어 씁쓸했습니다.
안산발전전략의 주인주체는 ‘안산시민’
안산발전전략. 안산에서 달리 발전시킬게 또 뭐가 있나 싶어 새삼스럽고, 전략에 직면해서는 거창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자치와 민주의 풀뿌리를 <기반>으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중심>으로, 안산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자립을 <향>한 지역혁신은 여전히 유효하지요. 아니 70만을 넘어 100만 도시를 내다보는 안산에서는 절박하기만 합니다.
그간의 (유사) 발전전략이라는 것들이 안산시와 시장을 중심으로 코드가 맞는 전문가들과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무슨 위원회니, 무슨 협약이니, 무슨 전략이니를 뚝딱 만들어 공표하는 식이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더욱이 지방자치가 정치지배력을 높이려는 권력집단의 정략으로 이용되는 한편 심지어 지역엘리트를 자처하는 지역정치인과 이해집단들이 새로운 권력 블록을 구축하는데 방편으로 전락되는 현실에서는 더욱 절실하니까요.
따라서 안산발전전략은 몇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안산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대대손손 뿌리 내리기를 할 수 있는 ‘희망의 씨앗’ 뿌리기 전략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발전전략의 공과 결실이 온전히 안산시민과 지역사회의 건실한 발전으로 환원되어야지 지역엘리트의 경력을 화려하게 포장해 주는 만찬이 되어서는 안 될 테니까요.
둘째, 지역혁신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주민자치 발전에 올바로 기여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삶의 현장을 소외시키는 지방자치와 지역정치가 아니라 안산시민과 함께 뒹굴며 성장하는 발전전략이어야 할 터. 안산시민을 들러리로 세우는 전시성 파트너십이 아니라 주민 참여형 지역 살리기를 위한 대원칙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죠.
셋째, 안산시민의 창의성을 극대화시키는 전인적 발전전략에 기초해야 합니다. 사실 발전전략의 축은 지역경제죠. 건실한 지역경제를 토대로 안산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지역자원을 개발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안산발전전략이 자원을 보전하고 생태순환을 지켜내면서 지역산업 간의 유기적 구조를 확립하는 발전전략을 지향한다면 그 근간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각계각층 안산시민이 안산발전전략의 주인으로 나서고 주체로서 이끌어 나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안산지역사회 업그레이드는 상생과 참여에서
지방분권의 가시화는 필연적으로 내부로부터 성장하는, 내재적 발전을 요구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내재적 발전은 사회발전의 축을 국가가 아닌 지역으로 설정하고, 지역의 물적 인적 자원 등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성장 시스템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안산발전전략은 안산지역사회의 해묵은 구태를 씻어내고 다종다양한 요구와 소망을 집약집중시키면서 지역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어떻게? 지역정치인을 비롯한 이해집단들이 정쟁과 반목에서 상생과 참여로 판을 갈아 치운다면. 어차피 출발은 진정성의 소통과 공유에서 시작해야 하는 게 현실이니까요. 하여, 두 분께서 테이프를 끈은 마당에 사이좋게 함께 판을 마련해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예들 들어, 준비가 갖춰지는 대로 ‘(가칭)안산발전협의회 구성을 위한 민-관-정 대토론회’를 공동 주최한다면, 이름 좋고 명분 좋고 기대까지 겹쳐 일거삼득이지 않겠습니까?
누가 주도하느냐는 속 보이는 아마추어 일랑 통 크게 내 던지고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로 티격태격하는 소탐도 접는 다면, 안산시민들은 눈부시게 푸르른 신록의 5월 보다 더 아름답게 두 분을 가슴에 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릇,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정치는 그렇게 꽃 피울 테니까요.
열린시민교육센터 안산아침논단 박호열사무국장
최영석 기자 news@woorian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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