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힘들게 일해봐야 세금 빼고나면 손에 쥐는 건 70만원도 채 안된다.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가려면 노동자의 한달치 최저임금이 최소 100만원은 돼야 한다”

20일 시화이마트 옆 광장. 한양대 안산캠퍼스에서 청소일을 한다는 강불남씨는 “정부가 최저임금의 현실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산·시흥지역 비정규직 노동자와 9개 노동·사회단체 회원 등 100여명은 이날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지역문화제’를 열어 “갈수록 물가는 치솟는 상황에서 최저임금도 이를 감안해 최소 100만원은 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9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할 최저임금위원회의 25일 전원회의를 앞두고 물가폭등 상황을 고려한 노동계 입장을 반영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들이 내년부터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는 최저임금은 월 99만4천840원. 올해 최저임금 78만7천930원에 견줘 26.3% 인상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금액은 2007년 노동자 월평균임금(199만1천519원)의 절반이고, 올해 1/4분기 도시노동자 전 가구 한달 생계비(320만828원)과 비교하면 31.1% 수준이다.

특히 영세사업장의 경우 사업주들이 “최저임금만 주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팽배해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수십년을 일해도 급여가 최저임금 대에 머물기 일쑤여서 이들의 가정 생활유지를 위해선 최저임금의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안산시흥비정규직노동센터 박재철 사무국장은 “이명박 정부는 최저임금제도 자체를 폐지하고 이를 노사자율에 맡기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노동조합 가입도 어려운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생계가 더 힘들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현실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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