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송 의장 등의 당적변경으로 의회내 정당구조의 균형추가 무너진데다 전체 22명의 시의원 중 18명이나 되는 초선 의원들의 ‘세(勢)’까지 겹치면서 편을 갈라 이합집산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 지리한 ‘감투싸움’으로 치닫지 않을지 우려도 나온다.
한나라당 후보 단일화가 관건=의회 수반인 시의장엔 전반기에 이어 한나라당 쪽에 무게중심이 실린다. 전체 22명 중 과반이 넘는 13명이 한나라당 소속이고 향후 시의회의 원만한 협의구도를 생각해도 ‘다수당’이 시의장을 맡는 게 자연스럽다는 분석이다.
우선 재선인 심정구 의원이 후반기 의장으로 가장 물망에 오른다. 이미 4대 의회에서 상임위원장을 역임해 의장단 역할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고, 정당간 이해관계가 첨예할 수 있는 의회 내에서 이를 조율할 수 있는 적임자로 오르내린다. 한나라당 중진급 의원으로는 비한나라당 쪽의 반감이 가장 적다는 평도 장점이다.
‘최다선 역할론’을 내세운 3선의 김명환 의원도 의장직 도전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다만 4대 의회에 새천년민주당 계열로 당선된 뒤 2004년 3월 당시 대통령 탄핵 후폭풍을 이유로 당을 탈당하고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2005년 6월 한나라당에 입당해 당선됐던 ‘전력’ 때문에 당 안팎의 폭넓은 지지세를 얻기가 녹록하지는 않아 보인다.
초선의원들의 도전도 거세다. 열린우리당으로 당선됐다가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 탄 박정호 부의장이 의장직 도전 의향을 내비치고 있지만 당적변경을 둘러싸고 불거진 의회내 싸늘한 시선을 어떻게 이겨낼지가 숙제다. 현재 도시건설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기명 의원 역시 도전장을 내밀어 한나라당 시의장 후보군은 4명으로 압축돼 경쟁중이다.
관건은 한나라당의 후보 단일화 여부다. 내부 협의를 통해 단일화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다수당’이라 하더라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해 김석훈 전 의장의 사퇴로 공백이 된 잔여임기의 의장을 비한나라당 쪽인 송세헌 의장이 꿰찬 것은 이의 반증이다.
돌출 변수는 없나= 5대 시의회가 의장단을 구성할 때마다 심한 내홍에 휩싸이는 원인을 ‘리더의 부재’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의회가 정당간, 혹은 의원간 ‘소통’이 막혔을 때 이를 원만하게 풀어가는 ‘조율자’가 없다보니 사안에 따라 극한 세대결만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송 의장 등의 한나라당 입당 이후 파행으로 치달은 시의회가 두 달이 지나도록 이를 순리적으로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파적 입장’에 휘둘리지 않는 리더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렇다보니 한나라당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의장단 선출을 두고 시의회가 심한 불협화음을 보일 가능성도 크다.
즉 한나라당 쪽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고 정당간, 의원간 이합집산하거나 ‘세(勢)’싸움으로 치달으면 전반기에 이어 이번에도 시의장이 과반에 못미치는 지지로 선출되거나 비한나라당 쪽, 혹은 초선의원이 의장직을 꿰찰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7월1일 전체모임을 열어 투표로 의장후보를 선출하기로 했지만 후보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정당과 의원 사이에 지지를 담보로 상임위원장 등 ‘감투’를 보장받는 이른바 ‘보험처리 관행’이 재현되면 후반기 첫 걸음부터 시의회가 파행을 겪을 우려도 있다. 그 여파는 상임위원장 선거마저 볼썽사나운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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