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는 것은 시작이고, 함께하는 것은 전진이며, 협력하는 것은 성공입니다. 장미로타리 회원 모두는 사회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려 함께 모이고 힘을 보태며 ‘성공의 길’을 달려갈 것입니다”

국제로타리3750지구 안산장미로타리클럽 FY2008-2009를 이끌 제19대 회장에 취임한 문옥선(45·사진) 회장은 로타리인의 신념인 ‘초아(超我)의 봉사’를 다시한번 가슴에 새긴다. 말없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처럼 ‘자기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超我)’ 봉사자의 순수성과 삶에 대한 다짐이다.

■남 돕는 일엔 사족 못쓰는 ‘중독자’
1990년 창립해 올해 성인(19년)이 된 장미로타리는 안산지역 11개 클럽 중에는 유일하게 여성으로만 구성된 클럽. 문 회장은 2004년 장미로타리에 처음 발을 들였다. 회원으로서의 활동은 그다지 농익지 않았지만 열정만큼은 그 누구보다 뜨겁다. 스스로 “아무래도 ‘봉사’하는 일에 ‘중독’된 사람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일본과 미국 청소년들이 국제교류를 하러 한국(안산)을 찾았을 때 이들의 홈스테이(Home-stay, 외국 학생이 체재국의 일반 가정에서 지내는 것)를 도맡은 것도 중독성 강한 봉사에 흠뻑 빠진 탓이다. 국제로타리 GSE(Group Study Exchange) 단원들이 방문할 때도 이들을 맨 앞에서 맞이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한국 남성과 결혼해 정착한 이주여성들의 한글공부를 돕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상록구 이동 BM아카데미에서 1시간 30분씩 진행되는데 한글을 배우는 ‘예비 엄마’까지 10여명이 넘는 이주여성들을 볼 때면 자신도 모르게 남다른 행복감이 가슴을 채운다.

이런 다양한 문화강좌를 위해 병원 내에 아카데미를 개설한 남편(정인광·BM산부인과 원장)의 도움이 무엇보다 힘이 됐다. “나중에 아이를 낳고 커가는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이주여성의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벅차 오른다”는 그녀는 오는 9월쯤 쑥쑥자란 이들의 한글 실력을 외부에 보여주는 작은 행사도 마련할 생각이다.

■어린시절 ‘세상 보는 바른 눈’ 배워
불혹을 넘기고서야 장미로타리의 문을 두드린 건, 청소년 시절 적십자 활동을 하며 ‘세상을 보는 바른 눈’을 배웠던 영향이 컸다. 땅끝 해남 출신으로 중~고교 ‘촌뜨기’ 때 RCY(청소년적십자) 간부로 일했던 경험이 ‘남을 위해 뭔가 해야하지 않나’ 싶어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사십줄에 들어선 그녀를 장미로타리로 이끌었다. 천성적으로 ‘착한 여자’인 걸까. 결혼 후 틈틈이 어르신 목욕을 거드는 봉사를 즐겨하던 마음씨가 봉사를 삶의 이상으로 삼는 로타리에 몸을 담게 했다.

앞으로 1년, 회원끼리 서로 조화를 이루며 공동의 선(善)을 이루기 위해 장미로타리가 지속해 온 사업들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봉사프로젝트도 적극 만들어갈 생각이다. 여성가장과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청소년(경안고 인터랙트)과 대학생(안산공대 로타랙트) 봉사클럽을 지원하고, 노인요양시설인 평안의 집과 시각장애인들을 보듬는 일에 계속 몸과 마음을 쏟기로 했다.

3750지구의 역점 사업인 회원 배가(EREY)운동과 국제로타리 재단의 구호활동에 기여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는데 현재 30명선에 머물고 있는 회원을 40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올 4월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카이클럽과의 교류를 통해 장미로타리 활동의 폭을 더 넓혀나가는 것도 구상중이다.

■“참봉사 실천 모델 로타리 될 것”
그녀에게 ‘40대’가 던지는 물음은 남다르다. “나이 마흔이 넘었으면 사회에 중심 노릇을 해야죠. 그만큼 책임감도 크고 어깨도 무겁습니다”

40대로서, 한 단체의 리더로서, 주어진 역할에 부담도 적지 않지만 힘들다고 뒤 돌아보지는 않을 생각이다. “앞에 놓여진 길을 뚜벅뚜벅 걷다보면 ‘내 생애 최고의 순간’도 만나게 되겠지요. 세상의 잣대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는 봉사클럽의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어쩌면, 지금 그녀가 걷는 이 길은 인생의 꿈을 향한 여정인지도 모른다. 환자에 대한 온전한 의무를 위해 앞으로 의료봉사의 길을 걷겠다는 남편의 동반자이자 협력자로서, 부부가 함께 나눔의 삶을 준비중이다.

“로타리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때론 부정적인 모습도 적지 않습니다. 다소 편협된 부분만 비춰지는 탓도 있지만 참된 봉사를 실천하길 바라는 다감한 시선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남에 대해 깊이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진정한 ‘초아(超我)의 봉사’를 통해 이 시대 여성의 참된 모델이 되는 로타리가 되도록 회원 모두와 힘과 지혜를 모아가겠습니다”

사랑과 아름다움의 상징, 장미를 쏙 빼닮은 그녀의 약속이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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