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태국에서 왔다는 에카와씨. 그는 반월공단의 한 회사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다 지난 달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에카와씨는 몇 달째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회사를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월급을 받지 못한 것은 한 달 안에 다시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강제 출국해야 한다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현재 외국인근로자법에 따르면 취업비자로 들어 온 외국인근로자들은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2개월 안에 새로운 직장에 취업해야만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출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로운 일자리를 알선받기 위해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찾는 외국인들의 수가 부쩍 늘고 있다. 직장을 잃은 외국인근로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직장을 찾기 위해 직접 공장을 찾아가 보기도 하고 고용지원센터를 통해 취업 알선상담도 받아 보지만 취업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외국인근로지원센터는 무료 숙식을 제공하는 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쉼터를 찾는 외국인근로자의 수가 50% 가까이 증가했다.하지만 이곳도 몇 주 동안만 머물 수 있어 외국인근로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한 생각으로 마음이 조급해 진다.
중국 심양에서 왔다는 조선족 A씨는 “여기 쉼터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적게는 한두 달 이상 월급도 받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며 “밀린 월급이나 퇴직금도 중요하지만 더 힘든 상황은 퇴사 후 2개월 안에 새로운 일터를 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외국인근로자들의 상황이 이처럼 절박한 가운데,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불법체류를 하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안산시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거나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