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지난해 말 보도자료를 내어 상업용 현수막게시대 139개소(민자유치 20개소, 일반상업용 119개소)의 탈·부착 등 관리업무를 시설관리공단으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자유치 20개소는 올해 1월1일부터 시설관리공단이 관리권을 맡고 있고, 단원구와 상록구로 나눠 위탁해 온 일반상업용은 업체와 협약기간이 만료되는 4월16일부터 이관된다.
그러나 당초 결정과는 달리 일반상업용은 계약만료를 한달여 남긴 지난달 6일 옥외광고물소위원회를 열어 기존 수탁자와 위탁기간을 2년 더 연장하기로 전격 결정한데 이어, 민자유치 게시대 역시 시설관리공단으로 이관된 관리권을 과거 이를 맡았던 D사에 다시 넘겨주는 것을 추진중이다.
시는 D사와 2003년 9월 위수탁 협약을 맺고 2004~2008년까지 5년 간 민자유치 게시대 20개소의 접수 및 탈·부착 등 관리권을 줬는데 게첨대행료를 높게 받고 회계장부 부실, 게첨기간 불공평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위수탁 협약 당시엔 별도 공개모집 과정을 거치지 않은데다 관련 증빙서류도 미흡한 상황에서 협약을 맺어 특혜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2004년 12월 현수막게시대 관리위탁에 대한 시의 특별감사에서는 D사의 대행수수료 개선, 관리위탁 협약서 보완 등을 지적하고 지도점검 소홀의 책임을 물어 공무원 4명을 경고조치까지 했다.
이처럼 민자유치 게시대의 운영상 문제가 끊이지 않자 시는 지난해 말 D사와의 위수탁 계약 5년이 만료되자 올해부터 관리권을 시설관리공단으로 이관했다. 하지만 불과 4개월여 만에 이런 결정을 번복하고 다시 D사에 관리권을 주는 재위탁을 추진하고 있어 행정의 신뢰성을 추락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가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배경에도 의구심이 쏠리고 있다. 시는 D사가 시설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 이를 보존해주기 위한 재위탁이라는 설명이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D사는 기부채납 방식으로 2003년 지정게시대를 설치한 뒤 총 공사금액을 1억2,500만 원(1개소 당 620만 원)으로 산정한 기부서를 시에 제출했는데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K씨는 최근 안산시 홈페이지에서 “5년간 총 매출액은 8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또 D사와 계약을 맺고 게시대를 설치했던 O씨는 2003년 당시 “공사금액은 1개소 당 325만원씩 총 6,500만 원이다”는 계약서를 공개한 바 있어 재위탁 추진을 둘러싸고 특혜시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시는 앞서 지난달엔 D사가 상업용 게시대의 관리업무 재계약을 요구하자 단원구 지역 탈·부착 업무를 2년간 연장해 줬다.
시가 당초 결정을 뒤집고 슬그머니 재위탁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지역 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안산지방자치개혁시민연대는 6일 성명을 내어 "특정업체에 재위탁하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 상실은 물론 시민불편을 방치한 것으로 시의 청렴의지를 의심하게 한다"며 "당초 계획대로 게시대 관리운영을 통합하고 일원화하라"고 요구했다. 안산시 공무원노조도 7일 재위탁 추진은 ‘외압’에 따른 결정이라고 규정을 하고 이의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D사가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관리권을 회수한 것은 부당하다는 탄원서를 시설관리공단에 제출해 내부 검토를 통해 계약 재연장을 잠정 결정했지만 안팎으로 논란이 많아 최종결정은 아직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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