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와의 대결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가 둘로 나뉜 보수를 물리치고 승리함으로써 막을 내렸다.

지난 8일 사상 첫 직선제로 치러진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반이명박 교육’ 공약을 내건 진보 진영 김상곤 후보가 40.81%(42만 2,302표)의 득표율로 33.63%(34만 8,057)의 득표율을 얻어 2위에 머문 김진춘 현 교육감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12.3%라는 투표율에서 보듯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인지도는 상당히 낮았지만, 보수와 진보 간 대결구도가 뚜렷한 양상을 보이며 펼쳐졌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안산시 상록구는 10.8%, 단원구는 10.3%의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김상곤 후보는 안산시 25개동 중 대부동을 제외한 모든 동에서 김진춘 후보를 압도했다.

안산시 상록구에서 김상곤 후보가 44.77%(1만 3,640표)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한 반면 김진춘 후보는 27.22%(7,938표)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다. 이외 강원춘 후보가 12.19%(3,557표), 김선일 후보 8.03%(2,344표), 한만용 후보 5.75%(1,679표)의 득표율을 얻었다.

또한 안산시 단원구에서는 김상곤 후보 45.34%(1만 1,263표)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으며, 김진춘 후보 26.65%(6,622표), 강원춘 후보 12.82(3,186표), 김선일 후보 9.23%(2,293표), 한만용 후보 5.94%(1,477표)의 득표율을 얻었다.

안산시에서도 진보 성향의 김상곤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현 교육감인 김진춘 후보를 압도 했는데, 이는 김상곤 후보의 고교평준화, 학급당 25명이하의 혁신학교 도입, 무상급식·아침급식 제공 등의 선거 공약이 안산시 유권자들을 적극적인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진보의 김상곤, 보수계열의 김진춘, 강원춘 후보의 삼파전으로 펼쳐진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진 진보의 김상곤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한편 김상곤 당선자는 다음달 6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1년 2개월 동안 경기도 교육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 안산 ‘고교평준화’ 실현되나

“모든 국민이 공교육의 수혜자가 돼야 한다. 초·중등 교육정책수립은 물론 비용 부담도 공적으로 지는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공교육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심판론’을 내세운 김상곤 후보의 당선으로 경기 교육정책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상곤 당선자는 그동안 수월성을 추구하는 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은 현실성이 없다며, 교육 격차를 줄여 차별 없는 교육기반을 조성해 ‘교육 양극화’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우선 자율형사립고 도입을 골간으로 하는 현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와 김진춘 현 교육감이 추진해온 특목고 확대 정책은 전면 재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교육계를 논란으로 몰아넣은 일제고사에 대해서도 김 당선자는 교육부의 정책에 무조건 따르는 것은 자율적이고 자치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쳐 실시여부를 재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소수를 위한 MB식 특권교육과 차별교육을 바로잡고 “일제고사와 성적공개는 교육의 획일화와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크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또한 학급당 25명이하의 혁신학교 도입, 무상급식·아침급식 제공, 수준 높은 방과 후 학교로 사교육비 절감, 고교평준화, 합리적 교원평가기준 마련 등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당선소감에서 “이번 선거결과는 이명박 정부의 ‘특권교육’에 반대하는 경기도민 모두가 이뤄낸 값진 승리”라며 “사교육비 부담으로 학부모의 허리가 휘어지고 아이들이 신음하는 비정상적인 교육이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학교를 혁신 하겠다”고 말해 현 정부 교육정책과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한편 김 후보의 당선으로 안산시 고교 평준화를 위한 계획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현재 경기도 내에 안산시를 비롯 의정부, 광명시가 비평준화 지역으로 남아있는데, 이는 학생들을 너무 이른 시기에 경쟁에 몰아넣어 자율권을 침해해 왔다는 지적이다.

고교평준화를위한안산시민연대(고평시) 김활신 집행위원장은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은 너무 이른 시기부터 경쟁과 사교육으로 인해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학습을 침해 받고 있다”며 “김 후보의 당선으로 그동안 고평시가 추진해 온 고교평준화의 꿈이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김활신 위원장은 “비평준화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은 평준화 지역에 비해 더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며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비평준화를 굳이 유지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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