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평소 폐쇄병동에서 생활하며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정신장애인들이 봄햇살을 만끽하며 체육대회를 갖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졌다. 안산시 열린마음정신과의원(원장 장석하)과 낮병원은 지난 23일 화성 비봉인조축구장에서 환자와 가족, 자원봉사자, 한국응급구조대원, 지역주민 등 7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체육대회를 열었다.

폐쇄병동 환자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갖기는 국내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어서 의료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환자와 가족 등은 2인 3각 달리기, 훌라후프와 돼지몰이, 릴레이 계주, 축구경기 등을 함께 즐겼다. 특히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들은 직접 만들어 온 김밥을 주민들과 나눠 먹으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벽을 허물기도 했다.

환자 박아무개씨는 “정신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10여 차례 넘게 반복했지만 야외에서 체육대회를 즐긴 건 이번이 처음인데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련한 열린마음정신과의원 장석하 원장은 “최근 정신보건 정책은 폐쇄병동에서의 입원기간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허물고 정신과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야외행사를 개최했다”고 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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