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친구들하고 마음껏 놀 수는 없지만 혼자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고 글로 표현 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시를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장유진(사진·초지중 1)양은 이제 겨우 중학교 1학년 이지만 이미 두 권의 시집과 3천여 편의 시를 써 어느 기성 시인 못지않은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8살 때, ‘뇌동정맥기형’이라는 병을 얻고 두 차례의 수술로 눈은 점점 나빠지고 왼팔과 왼쪽 다리에 마비증세가 진행되고 있지만 시인, 대학교수, 내래이터가 되겠다는 게 유진이의 꿈이다. “신은 참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에게서 건강을 앗아 갔지만, 시를 쓸 수 있는 재능을 주셨잖아요”

처음 유진이가 시를 쓰게 된 것은 병을 얻고 병원에 입원 중일 무렵이다. 심한 우울증 증세로 죽음이란 것을 알기에는 너무 어린 8살, 그는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 간호사 언니가 가져다 준 스케치 북에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리려고 병실 밖 야경을 보다, 몇 줄 글을 적게 되었다.

‘하늘에 있는 별이 땅에 놀러왔다…’ 라고 시작되는 몇 줄의 시가 유진이의 첫 작품이 된 셈이다.
“지금 제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너무 너무 감사해요”14살 소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차분하고 생각이 꽉 찬 소녀 시인 장유진. 그는 이미 그의 꿈 중 ‘시인’이라는 하나의 희망을 이룬 것이다. 개인적으로 김소월 시인을 가장 좋아한다는 유진이는 자신의 시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녹아들기를 원한다.

하지만 유진이의 시가 김소월 시인의 시와 다른 점은 희망과 용기를 노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희망과 용기가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에 뜨거움과 열정을 안겨 주고 있다.

더 이상 나는 별 볼일 없던 ‘나’가 아니라 /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밥그릇이 되었네 / 꿈을 가득 퍼 담은 / 시인 밥그릇, 교수 밥그릇, 내래이터 밥그릇 말이네

어려움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 어떤 이의 성공 스토리에 감동을 하곤 하는데, 젊은 시인 유진이를 통해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싯구가 떠오른다. 유진이는 건강함과 바꾼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타이틀에 절대 후회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래 펜을 잡고 시를 쓰는 것이 조금씩 힘에 겹다는 유진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한 편의 시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14살 중학교 1학년의 젊은 시인 유진이는 참으로 밝고 예쁜 소녀였다. 그리고 참으로 당당한 친구였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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