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에 고구려의 옛 도읍지인 만주 통화성 즙안현 통구 환도에서 발견된 장천1호분에는 고구려 귀족이 씨름하는 모습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또한 중국의 ‘후한서’와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보면 삼한시대에 씨름과 유사한 ‘각저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고려시대에는 왕과 귀족들이 씨름을 즐겨 했다는 문헌 속 자료도 있는데, 이렇듯 씨름은 그 역사를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오래된 스포츠다. 씨름에서 우승자를 ‘천하장사’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아마 가장 남자다운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해도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직도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는 씨름대회가 TV에서 단골 프로그램으로 방송되기도 하는데, 하지만 그 인기가 식은 건 사실이다. 비인기종목이라는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씨름의 기술을 연마 하며, 내일의 천하장사를 꿈꾸는 매화초등학교(교장 최태영) 씨름부(감독 이창희, 코치 김승수) 선수들이 있다.

◇ 선수 확보가 고민

“선수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좋은 씨름선수가 되려면, 체격 조건도 중요하지만, 고 강도의 훈련을 통한 기술의 연마가 중요합니다”매화초등학교 씨름부 이창희 감독은 사실 씨름이라는 것이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내 힘보다는 때론 상대방의 힘을 이용 할 줄 도 알아야하고 기술을 사용하면 적은 힘으로도 상대방을 모래바닥에 내 꽂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화초등학교 10여명의 씨름 선수들은 손에 굳은살이 배길 정도로 하루 수백 번씩의 샅바를 잡으며,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씨름이라는 것이 죽어라 힘만 쓰는 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러니 누가 선뜻 씨름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 체격이 많이 좋아져, 근성과 체력을 길러 준다면 훌륭한 씨름선수로 재능을 나타낼 수 있는 아이들이 많은데, 아이들이 씨름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선수 확보가 여의치 않습니다” 씨름 선수로 활동했고 지금은 매화초등학교에서 코치를 맡고 있는 김승수 코치는 이것이 항상 아쉽다고 말한다.

하지만 10명의 매화초등학교 씨름부 선수들은 안다리, 바깥다리, 들배지기, 뒤집기 등의 다양한 씨름 기술을 갈고 닦으며, 내일의 천하장사를 꿈꾼다.

◇ 씨름의 활성화가 목표

6학년 수완이는 단지 운동이 좋아서 매화초등학교 유일한 운동반인 씨름부에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워낙 운동 신경이 좋아서인지 다양한 기술을 쉽게 익히고 거기에 자신만의 응용 기술까지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두각을 나타낸다고 해도 안산에 중학교 씨름부가 있지 않아 초등학교를 끝으로 선수를 그만 두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이창희 감독은 이것이 항상 아쉽다고 말한다.

우리의 씨름과 비슷한 일본의 ‘스모’는 정부차원에서 선수들을 기르며,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스모의 최강자인 ‘요코즈나’가 되면 부와 명예가 따라 오고 모든 일본인들의 존경을 받는다.
“씨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의 조상들이 즐겨하던 운동입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매화초등학교 씨름부는 이러한 우리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모래에 무릎을 꿇고 샅바를 당기고 있다.

지난 2004년도에 창단돼, 그리 두드러진 성적을 내보진 못했지만 매화초등학교 10여명의 씨름부원들, 이들은 언젠가 가마에 앉아 황소를 상금으로 받는 그 날을 위해 모래판에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있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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