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를 구성해 에버그린21의 운영 전반에 관해 행정사무조사를 진행중인 안산시의회는 채용 절차에 문제가 있는 고위 임원에 대해서는 법원에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까지도 검토중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안산시의회는 이달 1~3일 증인 및 참고인을 불러 에버그린21이 임원채용과 조직개편, 예산운용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강도 높은 행정사무조사를 진행중이다. 1일 열린 조사에서는 지난해 6월 에버그린21 이사회가 상임이사(현 대표이사) 선출을 위해 서류심사를 하면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문화예술분야 전문가를 채용할 때 쓰는 심사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점표에는 문화예술분야 전문지식이나 리더십을 평가하는 항목이 포함됐지만 박주원 시장 등 이사진은 당시 부시장직을 퇴임한 정흥재씨를 상임이사로 만장일치 승인을 해줬다. 이 때문에 “전관예우 차원에서 특정인을 내정해 놓고 형식적으로 심사를 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또 각종 행사를 진행하면서 수십만원 짜리 게임기나 전자제품을 경품으로 제공한 사실도 확인돼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환경재단의 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사업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에버그린21 조사특위 성준모 의원은 “조사과정에서 문제점이 확인되면 관련자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허술한 심사절차를 거쳐 채용된 고위 임원은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도 법률적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에버그린21 이두철 본부장은 “공개모집 당시 상임이사 응시자가 한 명 뿐이어서 서류심사를 하지 않아도 됐지만 담당자의 실수로 서류심사 채점이 진행됐다”며 “심사 채점표에 안산문예당의 평가항목이 포함된 것은 세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에버그린21 임원 증인 출석, 불성실 태도 도마위
“증인은 안산시청 공무원으로 몇 년을 근무했나”(성준모 의원) “답변 안하겠다. 궁금하면 시청에 직접 조회해보면 알 수 있다”(에버그린21 이두철 본부장) 안산시의회로부터 행정사무감사를 받고 있는 환경재단 에버그린21의 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특위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자세가 진지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일 열린 조사특위에서는 증인으로 나온 에버그린21 임원들의 답변태도가 도마위에 올랐다. 안산시 국장급 공직자로 일하다 퇴임해 에버그린21의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두철 본부장에 대해 성준모 특위 위원이 “공직생활을 몇 년 했냐”고 질문하자 이 본부장은 “시청에 직접 조회해라. 검찰 조사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할 권한이 있지 않느냐”라며 이른바 ‘낙하산 인사’ 시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성 의원과 이 본부장 사이에 거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또 임원 채용 등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한 해명자료를 만들어 사전 양해도 받지않고 특위 위원들에게 배포했다가 특위의 따가운 질책을 받자 “참고하기 싫으면 안보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볼썽사나운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다.
특히 앞선 조사에서 에버그린21 운영의 문제점들을 증언했던 최모 전 전략사업부장에 대해서는 “소양과 업무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다”(정흥재 대표이사), “재단에 도움이 안돼 같이 일할 사람이 못된다”(이두철 본부장)며 노골적인 인격성 발언을 여과없이 내뱉기도 했다. 이를 두고 조사특위 내에서는 “답변태도가 불성실하고 진지하지 못하다. 시의회 행정사무조사를 뭘로 보길래…”라는 싸늘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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