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도시개발 경영권 확보 방안 시급

민영화가 진행중인 안산도시개발에 대해 많은 기업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치열한 인수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안산시가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이 사업의 공공성을 감안해 경영권 확보 방안 마련은 물론 요금의 고공인상을 통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불붙은 인수전쟁 = 지난달 19일 끝난 안산도시개발 민영화 입찰참가의향서 접수 결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기업이 무려 18개에 달한다. 삼천리, GS파워, SK E&S, STX에너지 등 10여곳 이상의 에너지 전문기업과 안산시가 인수의사를 보였다. 사조산업, 벽산 등 중견기업들도 곧 있을 예비입찰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기업들의 인수경쟁이 치열한 것은 안산도시개발이 2004년 이후 매년 20~30억원 정도씩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어 2011년 이후에는 누적적자를 해소할 수 있고, 안산시 외에도 시흥시 군자매립지,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등 대규모 택지개발 예정지역까지 포함할 때 수익성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6월 중순께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이들 업체 중 3~4개 업체가 마지막 경쟁에 나서고 7월쯤이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 안산도시개발의 민간 매각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산시의 지분 매입 방안은 = 안산시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공기업인 안산도시개발은 지역난방공사가 51%, 안산시 42%, STX 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안산도시개발 설립 당시 25억5000만원을 투자해 지분 51%(주당 단가 1만원 기준)을 확보했는데, 이 지분이 매각 대상이다.

현재 소유 지분이 42%인 안산시는 지분을 50.1%로 늘리고 민간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영에 안정성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즉 지역난방공사가 팔겠다고 내놓은 지분 51% 중에 7.9%는 시가 매수하고 우호지분 0.2%를 확보한 뒤 나머지 지분 42.9%를 매수하는 조건을 수용하는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우호지분 확보 등이 여의치 않으면 지분 9% 이상을 추가로 매수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51%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다만 매각 대상 지분 51% 전량을 사들이는 것은 최대 400~500억원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인수비용 부담 때문에 다소 미온적인 입장이다.

그렇더라도 1996년에 안산시에 25억5000만원을 주고 지분 51%를 매수한 지역난방공사가 이보다 무려 20배 가까운 400~500억원에 이를 팔겠다는 것은 지나친 폭리라는 시각도 있어 ‘2대 주주’인 안산시가 매수 협상 과정에서 인수비용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컨소시엄 구성 가능할까 = 시는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기업 중 막판 인수경쟁에 뛰어드는 업체가 3~4개로 압축되면 이 가운데 1~2개 업체와 인수 작업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전에 인수 경쟁력을 갖춘 1~2개 업체와 물밑 조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민간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전제로 한 경영권 확보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사업성을 따져볼 때 수백억원을 쏟아부으며 인수경쟁에 뛰어든 기업들이 경영권을 나누자는 자치단체의 제안을 매력적으로 느낄지는 의문이다. 만약 컨소시엄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 최소 9% 이상의 지분을 추가 매수해야 하는데 이 경우 인수비용은 물론 지방공기업을 따로 설립해야 하는 부담이 고민스럽다.

가격 통제력이 관건 = 안산도시개발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지역난방비를 적정선에서 유지하는 ‘통제장치’를 갖는 것과 직결된다. 민간기업에 경영권이 넘어가면 상대적으로 난방비의 ‘고공인상’을 통제하거나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다.

민간기업과 안산시가 컨소시엄 형태로 지분을 공동 소유하는 것 역시 공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것과 비교하면 요금통제 기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안산진보연대 소속 9개 단체와 안산도시개발 노동조합 등이 지난달 27일 기자회견과 30일 시민대회를 열어 “민간기업이 400~5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어 경영권을 따내면 인수자금 회수를 위해 난방비 인상에 나설 것이 뻔하다”며 “지역난방공사가 팔겠다고 내놓은 지분 51%를 안산시가 전량 매입하라”고 촉구한 것이 이런 맥락이다.

결국 경영권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 못지않게 이 과정에서 ‘요금 통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는데 이에 대한 시의 의지가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인수비용 부담이나 별도 공기업 설립 등의 어려움을 들어 민간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에 무게를 두더라도 사전에 ‘요금 통제’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는 것이다.

난방비를 인상할 땐 시의회에서 사전 동의를 얻도록 하거나 이사회에 요금조정 권한을 주는 방식으로 자치단체가 ‘요금 통제권’을 갖고, 민간기업은 경영권을 소유하는 식의 공동 운영방안이 이런 안전장치로 거론된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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