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 악화시키는 지구단위계획=도시계획은 분명 시민들이 좀더 나은 주거환경속에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하지만 원곡동 기숙사단지를 제1종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한데서 생활환경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는 기숙사부지로 지정돼 타용도 건축물 신축이 어렵고 각 시설에 대한 수요가 부족해 나대지 및 개발이 지체되는 것을 용도변경 추진배경으로 설명하지만 정작 이로인해 발생될 사안에 대한 준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도 1종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되면 기숙사나 사원주택만 신축할 수 있던 이 지역에 다가구나 다세대 연립 등 일반주택들의 대규모 신축이 잇따를 전망이다. 주변 간선도로변도 1층에 한해 피로티 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고 권장사항으로 완화한데 따라 상가들도 우후죽순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차대수를 1대에서 0.7대 이상으로 변경한 것은 이 지역이 주택단지로 조성될 경우 심각한 주차난이 야기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용도변경에 따른 이익금은 고스란히 기숙사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체(개인)에 돌아가게돼 엄청난 특혜라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토지가격 급등이 불보듯하기 때문이다. 시세차액을 노려 이미 상당수 기업체(개인)간 토지 매매가 진행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지방선거 의식한 땜질계획=당초 시는 올 2월 제97회 임시회에 지구단위 계획에 따른 의견청취 과정에서는 원곡동과 고잔동 성포동 일대 저층아파트(총 1233262㎡)에 대한 용적율 제한사항을 포함했었다. 하지만 이 지역 시의원과 주민들이 형평성 시비를 제기하자 이번엔 슬그머니 삭제했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이를 추진할 경우 막대한 반발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론 선계획 후개발의 체계적인 도시관리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이미 지난 2월 임시회에서 관련 시의원들의 집단반발로 의견청취계류를 경험한 마당에 다시 이같은 부담감을 떠안으면서까지 지방선거를 치르긴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정계층만 의식하는 중장기계획=앞서 올 1월엔 안산 유일의 단독주택지역인 일동 541~568번지 일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이 토지소유주들의 집단반발에 부딪치자 입안계획이 전면 취소됐다. 때문에 효율적인 주거환경 마인드보단 토지소유주나 상가주인 등 지구단위계획을 반대하는 측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질책이 쏟아졌다. 현실적으로 2~3층 규모인 이 일대가 4~5층으로 무분별한 주택증축이 현실화 되고 있지만 손쓸 방안을 잃은 셈이다. 주택난립에 따른 주차난 등 주거환경 악화는 기존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지만 토지소유주는 막대한 시세차액의 수혜자가 된 점은 용도변경이 추진중인 원곡동 기숙사단지의 미래와 너무도 닮아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