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코믹연극 ‘휴먼 코메디’가 ‘가족’, ‘냉면’, ‘추적’의 세가지 옴니버스로 꾸며져 감동을 선사한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관장 한진석)은 다음달 10, 11일 따뜻한 사람의 마음을 상징하는 ‘휴먼’과 웃음을 상징하는 ‘코메디’가 잘 버무려진 연극 한 편을 가지고 안산의 시민들과 만난다.

이번 작품은 1999년 초연된 이래 앙코르 공연이 거듭될 때마다 관객동원기록을 경신하며 ‘2007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 ‘헤럴드 엔젤 어워드’, ‘토탈시어터 피지컬씨어터’ 상을 수상으로 국외에서도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고 있는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대표 작품 ‘휴먼 코메디’이다.

작품의 부제인 ‘36.5°의 웃음, 365일의 감동’에서도 보여지 듯 이번 작품은 인간미 넘치는 웃음과 감동을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전해주게 될 것이다. 인스턴트 시대, 버려지듯 가벼운 웃음이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따뜻한 웃음이 공연의 포인트이다.

옴니버스 형식의 코믹극으로, 한 가족이 만들어내는 유쾌하고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 ‘가족’과 마임연기를 곁들인 짧은 뮤지컬 ‘냉면’ 그리고 연극의 하이라이트인 추격극 ‘추적’의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관객들은 다양한 인간의 모습과 이면에 공존하는 웃음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맛보게 될 것이다.

또한 코메디의 중요한 요소인 타이밍과 움직임이 전문코메디언들에게서도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며, 해가 거듭할수록 관록이 깊어가는 배우들의 연기 또한 잘 짜여진 ‘코메디의 교과서’와 같은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완벽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출연진의 노련한 연기와 마지막 작품 ‘추적’에서 벌어지는 6명의 배우가 의상 바꿔 입기 묘기는 이 공연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휴먼 코메디’는 저급한 몸짓, 억지스런 말장난으로 이어지는 웃음이 아닌, 가슴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진정한 웃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게 될 것이다.

◇ 에피소드 1. 미소만발-가족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배를 타러 떠나야만 하는 아들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 두려는 가족의 처절한 작전을 그리고 있다. 결국 아들은 가족의 사랑을 가득 안아 떠나고 만선의 깃발을 펄럭이며 돌아오는 도중 그만 사고를 당한다.

사진사 친구는 그날의 가슴 아픈 사건을 세세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전한다. 너무나 진지하고 생생한 그의 이야기에 마을 사람들은 눈시울을 물들이기도 하지만, 새어 나오는 웃음 또한 참지 못한다. 배 타러 간 아들이 죽었는데 웃음이 난다. 웃음과 눈물의 역설적인 만남. 가족에는 따뜻한 감동의 휴머니티가 있다.

◇ 에피소드 2. 실소연발_ 냉면

노래 ‘냉면’을 리얼한 마임연기와 라이브 연주와 노래로 만들어 내는 깜찍한 미니 뮤지컬이다.
노래 경연 대회에 나온 5명의 합창단은 무대에 서는 순간 연습과 달리 한 가지씩 어긋나면서 점점 꼬여만 가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갖은 노력 속에 노래는 끝까지 부르지만 그 결과 만들어진 냉면은 차마 말하기 거시기하다. 일탈된 행위로 유발되는 웃음, 그 이면에 감춰진 인간의 본성을 유쾌하게 엿볼 수 있다.

◇ 에피소드 3. 폭소난장-추적

처음 상황은 한명의 범인을 추적하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14인의 인물들이 서로 쫓고 쫓기면서 벌어지는 기막힌 해프닝. 배우는 무대에서, 관객은 계속 바뀌는 배우들을 쫓고 또 쫓으면서 진정한 추적이 이뤄진다.

여관집 할아버지와 강도, 기자, 국회의원, 다방 여종업원, 춤 선생, 탤런트, 형사반장 등 6인 14역을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절묘한 타이밍은 폭소와 놀라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마지막 5분, 무대 뒤의 마술 같은 변신의 비밀을 공개할 때까지 추적의 폭소 반전은 끝나지 않는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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