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연행기인 ‘열하일기’ 필사본이 안산 성호기념관 수장고에서 발견됐다. 정본에 매우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이번 필사본은 모두 12책 26권(614장)으로 구성됐으며, 양승민 선문대 연구교수에 의해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필사본은 연암의 둘째 아들인 박종채(1780~1835)가 ‘열하일기’ 초고본을 수정·보완하고 편집해 손으로 베껴 쓴 것으로 열하일기의 완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저본(底本)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저본이란 어떤 책을 바탕으로 목차를 새롭게 구성하거나 내용을 수정·보완한 책을 펴낼 때 원천이 되는 것을 말한다.

양승민 교수는 “박종채는 연암 사후인 1816~1820년에 새로 목차를 정리하고 아버지의 위신을 떨어뜨릴 만한 내용은 삭제하고 자신이 주석을 다는 등 여러 차례 수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하는 10여 종의 필사본 가운데, 연암 집안에서 필사한 전남대 소장본이 가장 인정받고 있지만 박종채 필사본은 이보다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