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강기태)는 시가 상정한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을 4일 오후 6시 30분께 위원장의 직권으로 의결했다. 이 안건은 초지동 와~스타디움 옆 9만9000여㎡의 시 땅을 안산도시공사에 현물출자하는 내용이다.
돔구장 건설비를 충당하도록 민간사업자에게 주상복합아파트 신축부지를 사실상 공짜로 넘겨주는 것으로 이 땅의 감정가액은 5천억 여원에 달한다. 기획행정위 소속 의원들은 당초 3일 이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찬반 의견을 좁히지 못해 다음날 오전 다시 회의를 속개하는 파행을 겪었다.
하지만 4일에도 팽팽한 평행선을 긋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강 위원장은 찬반 표결과정 없이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민주·민노당 의원들은 “지난 5월 임시회 때 부결처리된 안건을 시가 전혀 보완하지 않고 다시 상정한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태도여서 심도있는 재논의가 필요한데도 위원장이 기습상정해 통과시켰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반대 입장에 있는 의원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본회의 통과를 막겠다”는 강경한 태도이고, 2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돔구장 건립반대 대책위도 “위원장의 의결권 행사에 결격사유 논란이 있는데 기습적으로 통과시킨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본회의 처리과정에서 격한마찰이 예상된다.
한편 강 위원장이 안산도시공사의 이사(당연직)를 겸직했던 것이 확인돼 안건 표결권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에 대해 지방공사의 임직원을 겸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과 시의회 사무국은 “지난달 말 공사 이사직에서 해촉됐기 때문에 이번 안건 의결권에는 이상이 없다는 법률적 자문을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행안부의 소견에만 의존한채 충분한 법률적 검토없이 가결 처리한 이 안건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겠다”고 밝혀 파장 확산이 예상된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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