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의원간 찬반 격론 끝에 위원장 직권으로 통과된 돔구장 건립안(본지 7월8일자 보도)이 본회의에서는 몸싸움까지 벌이는 극한 충돌 속에 기습 처리됐다. 그러나 민주·민노당 소속 의원들은 날치기 통과라며 안건 승인의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고, 시민사회단체는 돔구장 건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발의를 추진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안산시의회는 10일 제167회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어 돔구장 건설을 위해 시가 재상정한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 의결 여부를 두고 하루 종일 팽팽하게 맞섰다. 회기 시한인 이날 자정이 임박해서도 여야 의원들이 합의에 난항을 겪자 회기 일정을 13일까지 연장했고, 야당측은 돔구장 안건을 본회의에서 계류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표결 끝에 13대 9로 부결됐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측이 돔구장 건립안을 표결로 강행 처리한다는 흐름이 감지되자 야당측이 11일 새벽 3시 5분께 의장석을 점거하고 표결 처리 저지에 나서면서 파행이 거듭됐다.

결국 의사일정에 들어간지 19시간여 만인 11일 오전 4시 50분께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한 야당 의원들을 힘으로 밀어낸 사이 심정구 의장이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이 원안대로 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선언하고 표결 과정없이 기습 처리했다.

이에 민주·민노당 의원들은 13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표결 안 상정을 앞두고 이의를 제기했는데도 일방적으로 표결 안을 상정하고 표결방식에 대한 의견수렴 없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인 것은 회의절차를 무시한 의결이어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들은 또 “한나라당 의원들이 원칙이나 소신 없이 박주원 시장의 거수기 노릇만 했다”고 비난한 뒤 “(가결된 안건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이날부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한나라당쪽은 “야당의 반대 의견을 충분히 들어줬는데도 표결을 막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날치기 통과 주장에 대해선 “시간끌기식 정회 요청과 의장석을 점거한 야당의 극단적 행동이야말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한편 관련 안건이 진통 끝에 시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시는 이달 말 도시개발구역지정 승인 절차를 밟은 뒤 다음달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진행하고 연말쯤 안산도시공사로의 현물 투자를 마무리하는 등 돔구장 건설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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