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한 일본인이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국인 소년을 위해 골수를 기증하기로 해 월드컵을 앞두고 한·일 관계개선에 교량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인의 현해탄을 건넌 따뜻한 우정에도 불구하고 수술비가 마련되지 않아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수중학교 2학년인 문태웅(15)군은 지난해 6월부터 발등이 부어오르고 고혈이 나는 증세로 병원 진단 결과 『골수이형성증후근』이라는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이 병은 정상 골수속에 이상골수가 생기는 병으로 이상골수가 정상골수를 잡아먹는 희귀병인 데다 일반적으로 4-50대에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웅군은 병원 진단 이후 혈소판이 정상인의 30만 이상 보다 현저히 낮은 600까지 떨어지는가 하면 장출혈로 인해 항암치료를 중단하는 위기까지 가까스로 넘겼다. 또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말까지 3차 항암치료를 끝냈지만 우리나라에는 태웅군과 맞는 골수가 없어 가족들을 애태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중 수소문 끝에 한 일본인이 태웅군과 골수가 같다는 소식을 접하고 일본인을 끈질기게 설득해 골수를 이식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골수기증자를 찾았다는 반가움도 잠시. 오는 6월초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골수이식 수술을 받기로 했으나 많은 수술비용과 수술성공여부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태웅군 어머니 한인순씨는 『지금까지 아들을 도와준 성포동 주민모임과 안산시민들을 위해서라도 태웅이가 밝은 얼굴로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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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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