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망초 이야기’는 조 할머니가 은빛둥지를 다니며 지켜본 국화과의 두해살이 풀 ‘망초’의 일생을 담은 12분40초 짜리 단편영화다. 은빛둥지 교육장과 마주보고 있는 연립주택 담장에 뿌리를 붙이고 자라다 지고 만 망초의 일생을 1년간 기록한 것인데, 조 할머니는 이 작품에서 자신과 운명적 친구로 느껴지는 망초의 삶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짧은 생을 마감하고 진 망초를 바라보며 조 할머니는 “그러나 나는 나의 일을 계속할 것이다”고 읊조린다.조 할머니는 “나이 여든에 큰 상을 받아 손자손녀에게 자랑스런 할머니로 남게돼 기쁘다. 노인들도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작품을 출품하게 됐다. IT교육을 받은 뒤 젊은이 못지않는 열정을 갖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은빛둥지는 이번 노인영화제에서 조 할머니 외에도 심설야(65)씨가 작품 ‘당신은 누구의 천사입니까’로 작년에 이어 감독상을 받았고, 윤아병(나무와 아병의 이야기).이윤수(국가 유공자 미망인).채홍숙(애물단지 딸).최말남(우리들은 이웃사촌)씨는 초청작에 선정돼 겹경사를 맞았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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