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8일 치러지는 재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후보공천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간에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당 안팎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예비후보들이 상대방의 ‘전력’을 문제삼아 자질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어서 과열양상마저 우려된다.이런 가운데 공천 신청을 마감한 한나라당은 안산상록을에 8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고, 민주당은 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등 막바지 공천 절차 준비에 들어갔다.
◇막오른 치열한 공천 경쟁
한나라당이 5일까지 재선거 지역 3곳의 공천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안산상록을은 8명이 신청했다. 김교환 전 시의원, 김석훈 전 시의회 의장, 김진옥 대한장애인역도연맹 회장, 송진섭 전 시장, 윤문원 전 21세기안산발전연구소장, 이진동 전 안산상록을 당협위원장, 임종응 전 시의원과 비공개 신청자 1명이다. 비공개 신청자는 1992년 14대 총선 당시 안산.옹진 선거구에서 당선됐던 장경우 전 의원이다. 장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때도 상록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1차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선관위에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홍장표 전 의원의 부인 이은랑씨는 당 공천신청을 포기하고 무소속 출마를 굳혔다.
한나라당은 이들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 뒤 여론조사 등을 거쳐 오는 15일쯤 1차 공천심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예비후보간 경쟁이 워낙 치열한데다 민주당과의 신경전도 뜨거워 1차 심사에서 공천자를 확정 발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역 유권자의 강한 반발 등에 밀려 당 차원의 '전략공천' 기류는 일단 수면밑에 가라앉았지만 민주당의 공천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빨라야 9월 말께 후보공천을 매듭지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민주당의 선거 일정은 더 빠듯하다.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작업을 마무리 중이지만 이달 중순에나 공심위의 윤곽과 활동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와 공심위 심사 결과를 각각 절반씩 반영해 후보를 공천한다고 봤을 때 공심위 심사결과가 공천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 안팎에서는 여론조사 만으로는 경쟁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지지나 우위를 점한 후보를 솎아내기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경쟁후보 흠집내기 혼탁
각 정당의 공천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예비후보간에 신경전도 치열하다. 특히 경쟁후보에 대해 ‘전력’을 문제삼거나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어 본선을 치르기도 전에 예선전부터 혼탁 양상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 신청은 포기했지만 홍장표 전 국회의원의 부인인 이은랑씨는 “남편의 의원직 상실이 억울하고 분하다. 연고도 없는 낙하산 공천자들이 안산에 와서 정치권을 흐려놓았다”며 무소속 출마를 굳혔다. 사실상 이진동 전 당협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대리전’ 출마를 선언한 것인데 당 지지세의 판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이진동 예비후보는 “홍 전 의원의 부인이 출마기자회견에서 주장한 것은 왜곡된 허위”라며 “이미 사법부 판단으로 의원직을 잃었는데도 이에 수긍하거나 반성하는 기색 없이 왜곡된 사실을 반복 주장하면 법적 대응하겠다”며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당내 기싸움이 뜨겁다. 김재목 지역위원장은 “뙤약볕에서 농사 다 지어 밥상 차려 놓으니 숟가락 들고 덤비는 것처럼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는 것 역시 명분 없는 구태정치”라며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장관을 직접 비판했다. 지난 총선 때 상록갑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이번 재선거에 민주당 공천을 노리는 ‘전력’을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윤석규 예비후보도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한 뒤에 한나라당의 노선을 추켜세우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후보 낙선에 기여한 만큼 예비후보를 사퇴하고 자숙하라”며 김영환 전 장관에 대한 압박을 거들고 나섰다.
여야 예비후보들의 이런 날선 공방은 당내 공천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경쟁후보를 견제하면서 ‘전략공천’의 기류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야가 상대 당의 후보가 확정되는 순간까지 극심한 눈치작전을 펴야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당내 예선전부터 불거지는 이런 가시돋친 신경전은 이번 재선거를 혼탁과 과열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벌써 나온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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